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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강신욱 반대 넘어 진실규명으로

대법관 인사청문회, '유서사건' 공방


28자나 되는 필적은 '글자가 적어 증거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17자의 정자체 글씨를 주요증거로 내세운 강신욱 검사가 대법관 청문회에서 궁지에 몰렸다.

청문회에서 추미애 의원은 "5월 13일에 입수한 육안으로 보기에 유서와 유사해 보이는 군 필적은 제쳐놓고, 정자체 글씨를 감정 의뢰한 이유가 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5월 10일 입수해서 감정한 필적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문제의 군 필적은 글자수가 적어 감정 의뢰할 만한 가치가 없었다"고 답했다. 또 강 후보자는 "김기설이 여자친구 안혜정에게 쓴 편지 등 풍부한 필적자료가 확보돼 있는 상태에서 굳이 필적 감정의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추 의원은 "군 필적은 정자체와 흘림체가 섞여 있고 글자수도 28자나 된다"며, 중학교 때 쓴 17자의 정자체 필적을 감정한 것은 "증거수집의 객관성을 포기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군 필적은 5월 13일이 아니라 한참 후에 입수한 것"이라는 강 후보자의 답변에 추 의원이 "책임질 수 있느냐"고 묻자 "책임지겠다"고 답변했다.

추 의원은 나중에 보충질문을 통해 문서를 들이대며 "남 아무개 검사가 군부대에 간 것이 5월 13일이고, 검찰이 안혜정에게 쓴 편지필적을 확보한 날은 5월 23일"임을 밝혔다.

이 사실은 앞으로도 중요한 논란 거리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천정배 의원은 유서대필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인 것임을 지적했다. 천 의원은 "뇌물을 받는 등 감정의 객관적 근거에 의혹이 제기되고, 강 후보자의 진술대로라도 20시간씩 두 차례에 걸쳐 검찰 지배하에 있던 홍성은 씨의 진술은 증거가치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 의원은 또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무혐의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았느냐"고 힐문했고, 강 후보자는 "법원에서 받아들였다"고 대답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강 후보자는 청문회에 대비해서 기록을 검토했다 면서도 전민련 업무일지를 세 사람이 썼다는 이동진, 임무영의 진술과 김형영의 '유서와 동일 필적'이라는 감정결과를 추궁 당하자 "기록을 봤지만 그 부분은 기억이 안납니다"고 대답을 회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