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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터뷰> 복직투쟁 승리한 혈액원 노동자

"노동자로서의 권리 배웠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 임금노동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대한적십자사 동부혈액원(원장 이상명)의 계약직 노동자 15명이 일방적인 해고통보를 받았다<관련기사 본지 1월 19일자>. 그러나 이들 계약직 노동자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아지자 24일 동부혈액원은 해고자 전원을 2월부터 복직시키기로 결정했다. 복직투쟁에서 승리한 해고노동자 대표 김경숙(50․간호사) 씨를 만나보았다.


■ 해고사유는 무엇이었나?

원장은 5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 가운데 근무태도가 불성실한 자를 해고한다고 밝혔으나 근무태도 평가는 단 이틀만 실시됐을 뿐이었다. 비록 우리가 계약직이지만 5년 이상 같은 일을 하면서 매년 고용계약을 갱신해 온 상태라 이번 해고는 정당한 것이 아니었다.


■ 평소 근무조건은 어떠한가?

계약직노동자 대부분은 헌혈차에서 간호사나 헌혈권장원으로 일하고 있다. 매일 지정된 장소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도 교체되고 있으며, 출장도 잦은 편이다. 출장 일정이 미리 지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군부대나 종교단체에서 신청이 들어오면 출장 전날 그 여부를 알려주고 있어 사실상 1년 내내 대기 상태다. 출장여부에 따라 출근시간도 새벽 7시부터 낮 12시까지 일정하지 않은 상태로 평균 8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다. 물론 산재보험이나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다.


■ 해고자들의 요구사항은 무엇이었나?

부당해고 철회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자 경질, 미지급된 법적 수당의 지급 등을 요구했다. 현재 전원이 복직된 것 외에는 약속 받은 것이 없으며, 사측은 연월차 수당 등 법적수당에 대해서는 2월말이 돼야 지급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고 한다. 복직 후에도 우리의 요구안을 지속적으로 관철시켜낼 생각이다.


■ 투쟁에 승리한 소감은?

출근투쟁이나 피켓팅이 조금은 낯설어 쑥스럽기도 했지만, 우리가 정당한 요구를 한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들도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로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번 일이 짧은 시간 내에 해결돼 다행이기는 하지만, 복직된 후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을지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