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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권고등판무관, 독립적 인권기구 지지

“국보법 문제도 잘 알고 있다”

방한중인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메리 로빈슨 씨가 독립적 인권기구의 설치와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 한다는 국내 인권단체들의 입장에 사실상 지지를 표명했다.

메리 로빈슨 인권고등판무관은 13일 오전 롯데호텔에서 최영도(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임기란(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상임의장) 씨등 국내 주요 인권단체 대표 9명을 만나 한국의 인권현실에 대한 설명을 듣고 대통령에게 인권단체들의 뜻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대표들이 국가인권기구에 대해 “정부가 특수법인론을 고집하는 것은 독립성의 원칙과 양립할 수 없다”고 말하자 이에 대해 메리 로빈슨 씨는 “대통령을 만나 인권기구에 진정한 독립성을 부여해야 하며 대통령께서 많은 나라에 모범이 될 인권기구 입법례를 만들어내길 기대한다는 점을 역설할 생각”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인권단체 대표들은 또 “국가보안법은 아시아 지역의 전반적인 문제”라면서 “국가보안법이 있는 나라에서 사람들은 자유로운 사고와 표현에 제약을 받고 심리적으로 위축된다”고 주장했다. 메리 로빈슨 씨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국가보안법과 관련해서도 특히 7조에 문제가 많다는 점과 의사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이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 한다고 지적한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 대통령과 많은 대화를 나누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금년 세계인권선언의 날(12월 10일)에 과감한 사면조치와 국가보안법 개폐 방침을 밝힐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메리 로빈슨 씨는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인권단체들과의 대화 내용을 전달했다.

메리 로빈슨 씨는 아일랜드 대통령 재직 시절부터 소말리아, 르완다 인권 감시에 나섰으며, 97년부터 유엔인권고등판무관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