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파도가 앗아간 인권활동가

성남 외노의 집 박흥식 씨, 다른 생명 구하고 숨져


“부모가 울면 주변사람들이 상처받는다고 울지도 않으세요…”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중국동포의 집’(대표 김해성 목사, 외국인노동자의 집)의 양혜우 사무국장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7월 31일, 충남 서산군 인포해수욕장에서 열린 외국인노동자의 집 여름수련회에 참가했던 박흥식(한신대 3학년, 28) 씨는 바다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고등학생 2명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박 씨의 희생으로 고등학생 2명은 무사히 구조됐으나 그 자신은 물살에 밀려 사라졌다. 결국 그는 싸늘한 시신이 되어 다음날 동료들 곁에 돌아왔다.

고 박흥식 씨가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찾은 것은 지난 3월. 고등학교 졸업 후 공장 노동자로, 공사판 인부로 살면서 소외 받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뒤늦게 신학과에 입학한 그는 외국인노동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설움을 배웠다. 이번 수련회에도 평생 바다에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중국동포들에게 바다를 보여주고 싶다며 기꺼이 동참했다고 한다. 중국 동포의 설움과 불법체류자란 마음 졸임을 함께 했던 박 씨의 죽음이 알려지자 중국동포들은 “아들 같은 사람을 우리들 때문에 잃게 되었다”며 오열했다. 박 씨의 발인은 3일 오전 10시 충남태안보건의료원 영안실에서 있을 예정이다.(문의: 0342-756-2143 외국인노동자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