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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경찰, 노숙자 폭행의혹

집단폭행 뒤 철창에 수갑채워


노래방에서 시비가 붙어 경찰서로 인계된 노숙자가 경찰에게 가혹행위를 당한 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빚고 있다.

영등포구 문래동 3가에 위치한 노숙자 보호시설인 ‘자유의 집’에 기거하며 공공근로사업에 종사하던 김종부(32), 송주상(30) 씨는 20일 새벽 당산역 근처 모 노래방을 찾았다. 이들은 노래방에서 6명의 다른 손님들과 시비가 붙어 싸우게 되었고 영등포경찰서 형사계로 인계돼 조사를 받게 되었다. 이에 자유의 집 관계자들은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아보고 노숙자 김 씨와 송 씨의 신원보증을 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

정호택(41, 자유의 집 관리실장), 김정호(40, 자유의 집 직원) 씨는 ‘김씨와 송씨 등 2명이 6명을 상대해 때렸다는 것은 잘못 된 것 아니냐’고 담당형사에게 물어보았다. 이 때 다른 책상에 앉아 있던 형사가 “이리오시요”라고 한 뒤 “당신들이 공무원도 아닌데 뭐 하는 거냐”며 모욕감을 주는 언동을 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씨와 송씨가 대기실 철창을 넘어와 항의하자, 6명의 형사들이 자유의 집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김 씨의 팔을 꺾고 주먹으로 때리는 한편 자유의 집 관계자들을 형사계 사무실에서 내쫓고 문을 닫아 잠궜다. 이 때 밖으로 내몰렸던 정호택 실장은 “2~3분간 김 씨와 송 씨의 비명이 들렸고 다시 형사계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는 김 씨의 양팔이 벌려진 상태로 양손에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입에는 수건이 물려져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송 씨는 한 손이 수갑이 채워진 채 철창에 매달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광경을 함께 목격한 자유의 집 사무장이 항의하자 경찰은 그때서야 이들을 풀어주었다고 한다.

또 자유의 집 관계자들은 “당시 상황에서 노숙자 김씨와 송씨가 경찰을 때리지도 않았고 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경찰들이 오히려 노숙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형사과 김영환 형사가 진단서(10일)를 끊어 공무집행방해죄로 노숙자를 구금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자유의 집 정호택 실장은 “노숙자 인권을 보호해야할 경찰이 오히려 노숙자라는 것을 빌미로 이들을 깔보고 함부로 대하고 있다”며 “노숙자란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는 현실이 바로 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밤 현재, 김 씨와 송 씨는 폭력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영등포경찰서에 구금되어 있으며, 이날 오후 8시경 변호사가 접견을 하여 수갑자국과 다리에 구둣발로 채인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