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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경·검·법원·감옥 합작유린

누명 쓰고 3년 복역…교도소에선 가혹행위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한 데다, 교도소 내에서 가혹행위까지 당한 출소자가 국가와 교도관들을 상대로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다.

폭력 혐의로 3년간 복역하고 올 2월 출소한 김석진(30) 씨는 지난 5월 국가를 상대로 1억5천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 7일 여광석 전 마산교도소장 등 전․현직 마산교도소 교도관들을 불법계구사용 및 협박, 폭력, 직무유기 등의 이유로 창원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김 씨가 이렇게 소송에 나선 것은 지난 3년의 시간이 너무나 억울했기 때문이었다.

김 씨는 95년 2월 ‘조직폭력배의 우두머리로서 반대파를 보복폭력’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올해 6월 당시 사건의 진범이 검거됨에 따라 비로소 누명을 벗게되었다. 김 씨는 “사건 발생 당시 진범과 경찰간의 거래가 있었다”며, “검찰과 법원은 내가 진범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유죄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의 억울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마산교도소에서 복역중이던 96년 3월 소내 재소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당시 폭행 현장을 목격한 교도관이 폭행을 제지하기는커녕, 오히려 “죽지 않을 만큼만 때리라”고 하는 등 폭행을 사주했다고 김 씨는 주장했다. 또 김 씨에 따르면, 폭행사건 이후 교도관들의 가혹행위와 부당한 징벌이 이어졌다. 김 씨는 폭행사건이 발생하고 일주일 뒤 징벌위원회에 회부됐으며,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두 달간의 징벌에 처해졌다. 당시 김 씨는 20킬로그램이 넘는 쇠사슬에 온몸이 묶이고 수갑이 채워진 상태에서 징벌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몸무게가 22킬로그램이나 빠졌다고 밝혔다.

그후 김 씨는 교도소의 부당행위에 대해 고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다시 폭행과 징벌을 받았는데, 96년 10월 두 번째 징벌기간에도 역시 쇠사슬과 수갑에 채워진 채 독방에 구금됐다고 밝혔다. 특히 김 씨는 “두 번째 징벌기간 동안 보안과에 끌려가 쇠창살에 매달린 채 고문을 당했으며, 계속되는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실신해 종합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지방법원 민사4부(재판장 송영헌 부장판사)는 9일 김 씨가 제기한 민사소송 첫 공판을 가졌다. 이날 법정에 출두한 마산교도소 교도관들은 김 씨가 병원에 실려간 사실은 시인했으나, 가혹행위는 부인했다. 교도관들은 또 “쇠사슬과 수갑 등의 계구사용은 적법절차에 따른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96년 당시 마산교도소에서 복역했던 재소자를 증인으로 채택, 오는 30일 오후 4시 증인신문을 벌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