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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열사들 명예졸업장 수여 보류

서울대, 의견수렴 미진 이유


민주화 열사․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촉구하는 유가족들의 힘겨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울대학교측이 고 이재호(서울대 정치학과 83학번) 씨등 이 학교 출신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졸업장 수여를 보류해 아쉬움을 낳고 있다.

서울대학교 대학본부측은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들이 지난 5월 "86년 신림사거리에서 분신자살한 이재호 군등 4․19 이후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사망한 모든 학생들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해달라"는 건의에 대해 △민주화운동과 학생활동의 역할에 관한 역사적 조명 및 평가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학내의 광범한 의견수렴이 되어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정을 보류했다.

당시 정치학과 교수들은 "이들의 희생은 진리와 정의의 추구라는 서울대학교의 교육 이념을 몸소 실천한 고귀한 희생이었다"며 "명예졸업장을 수여함으로써 늦게나마 이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교수들의 건의에 이어 정치학과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을 중심으로 서명운동이 진행되었고, 탄원서까지 작성됐으나 이번 대학본부측의 결정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과거 민주화운동 과정에서의 희생자들에 대해 대다수의 대학에서는 명예졸업장을 수여하는 형태로 이들의 희생과 공적을 기려왔으나, 국립대학인 서울대학교는 62년 4․19희생자들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 이래, 아직 명예회복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한편 명예졸업장 수여문제와 관련, 고 박종철(서울대 언어학과) 씨의 아버지 박정기 씨는 "전반적인 명예회복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명예졸업장은 별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