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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용산구 도원동 다시 철거폭력

쌍방 피해 주장 … 가해자 처벌 미궁

철거지역에서 밤낮없이 성폭행과 폭력이 벌어지고 피해주민들의 고소․고발이 잇따르지만, 법적 처리는 흐지부지 되어버리는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20분경 용산구 도원동 재개발지구에서는 적준용역(대표이사 정숙종) 철거깡패 20~30여명이 공가(빈집)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이를 말리는 철거민들을 폭행해, 이 가운데 박순호(30․여) 씨와 박혜영(24․여, 전국철거민연합 소속) 씨가 중상을 입고 사당의원에 입원치료중이다.


머리채 뽑히고, 하혈등 중상

박혜영 씨의 경우 철거깡패들에게 머리채를 잡혀 머리 두 군데가 반경 10cm 이상이 뽑혔으며, 하복부를 집중구타당해 17일 현재까지 심한 하혈증세를 보이고 있다. 박순호 씨는 팔과 다리등을 심하게 부상당했으며, 정정남․이애옥․민분남 씨등 많은 주민들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 여전히 뒷짐

현장에 있던 염경숙(49) 씨는 “철거깡패들은 박혜영 씨가 도원동 철거민이 아닌 것을 알고 더욱 심하게 집중구타했으며, 쓰러져 있는 박 씨에게 벽돌까지 던졌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용문파출소 소속 경찰관과 용산경찰서 정보과 형사 등 7명이 출두했지만 낮 12시경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이를 지켜볼 뿐이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철거민, 적준용역 고소․고발

도원동철거민대책위와 전국철거민연합회는 18일 적준용역을 고소․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김범성(36․도원동대책위) 위원장은 “고소등의 조치로 철거깡패 몇 명이 처벌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철거과정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폭행사태등에 대한 근본적인 조치를 원하지만 수사조차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29일엔 도원동을 방문했던 이태교(54) 서울지역철거민연합 의장 등 20여 명이 철거용역깡패들에게 부상을 입었고, 6월 10일 정아무개(41․여) 씨 등 2명이 철거용역깡패들에게 가슴을 쥐어뜯기고, 머리를 얻어맞는 등 폭행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피해주민들이 관할 경찰서인 용산경찰서에 고소조치등을 취하자, 이에 맞서 적준용역측도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 결과 4월29일 폭행사건으로 적준용역의 도원동 현장소장 장공수(50) 씨등 6명이 검거되었고, 장 씨등 2명이 구속되었지만 곧 금보석으로 출감했다. 또한 6월 성폭행사건은 쌍방폭행으로 결론나, 피해자만 있을 뿐 가해자는 드러나지 않은 상태로 흐지부지되었다.

도원동철거민대책위는 현재 22가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수용단지 마련과 임대아파트 입주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아직까지 전격적인 강제철거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철거용역반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불안에 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