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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현장스케치> ‘인권피해자 원상회복을 위한 고난의 행렬’


파란색 수의를 입은 어머니들이 또다시 명동성당을 찾았다. 감옥에 있는 자식과 남편의 고난을 대신함으로써, 그들의 석방을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 때문이다.

7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5․6공 인권피해자 원상회복을 위한 고난의 행렬’엔 수의차림의 어머니들 뿐 아니라, 의문사한 아들의 영정을 든 아버지, 통나무를 짊어진 삼청교육대 피해자, 꺾인 붓을 들고 항변하는 해직언론인들도 함께 했다.

“어느날 갑자기 안기부, 보안사에 영장도 없이 불법으로 끌려가 60일에서 1백80일 동안 밀실에서 혹독한 고문수사를 당하고 불공정한 재판에 의해 ‘간첩 아닌 간첩’으로 조작된 양심수의 어머니 입니다.” 사회자의 인도에 따라 명동일대를 행진하는 인권피해자들의 모습을 보며 시민들은 발길을 멈추었다.

나이가 예닐곱이나 됐을까? 한 아이가 수의를 입은 할머니의 손을 꼬옥 잡은 채 함께 행진에 나선다.

“어지럽게 들려오는 전두환․노태우 씨 사면소식. 갇힌 양심수는 아직도 풀려나지 못하고 있는데, ‘반란과 내란의 두목’ ‘세기의 도둑’ 전․노는 사면한다고 합니다.” 사회자의 멘트가 계속됨에 따라 호기심은 안타까움으로, 안타까움은 분노로 변해갔다. 행진대열 사이로 이내창, 허원근 씨의 영정도 눈에 들어왔다. 한참 피어날 청춘에 군사독재에 저항했다는 이유만으로 의문의 죽음을 당한 사람들이었다.

“잊으려고 해서, 기억하기 싫다고 해서 결코 잊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진실은 어둠속에서 잠자고 있고 가해자는 안개 속에 숨어 있으며, 피해자들은 아직도 분노와 절망속에서 흐느끼는 세월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행렬을 인도하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을 때, 수의를 입은 어머니의 눈가엔 자꾸만 눈물이 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