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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가려진 5월의 진실을 찾아라

5․6공 인권침해 신고센터 개설


“5․18 당시 최소 5명의 여성이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이들은 현재까지도 정신병원에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15일 「5․18완전해결과 정의실현, 희망을 위한 과거청산 국민위원회」(상임공동대표 김상근 목사 등, 과거청산국민위) 산하 5․6공 인권침해 신고센터(소장 황상익)가 개최한 「제1회 인권피해 증언의 장」에서 박강배(5․18 공대위 총무) 씨는 이같이 밝혔다.

박 씨는 또 “망월동 유골감식작업 결과, 대부분의 사망원인이 머리와 가슴, 척추 등의 총상, 대검에 의한 자상 등이었다”고 증언했다.

지난 4월 대법원 확정판결을 통해 전두환 씨 등 학살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적 단죄가 내려졌지만, 앞서 언급된 성폭행 사건, 행방불명자와 암매장된 사람들, 수사과정에서의 고문과 그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사람 등 아직까지도 가려져 있는 진실은 수두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씨에 따르면, 5․18 당시의 행방불명자의 숫자도 알려진 47명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전한다. 그것은 당시 넝마주이나 부랑아 등 신분이 불명확했던 사람들과 암매장된 피해자들의 수치가 제대로 계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씨는 “당시 무등갱생원을 이용하던 4백여 명의 부랑아 가운데, 5월 27일 이후 나타난 사람은 1백명도 채 되지 않았으며, 교도소에서 사망한 시체 9구를 암매장했다는 목격자의 증언도 있다”고 밝혔다.

항쟁 당시 시민군의 일원이었던 김공휴(36) 씨도 자신이 입은 끔찍한 고문과 그 후유증을 차분히 증언했다. 그는 “곡괭이자루로 구타당하고 고춧가루물을 마셔가며, 전기고문을 당할 때 오로지 살고 싶은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관들이 포플러나무 아래 손발을 묶어놓고 개미집을 쑤셔버리자, 수백마리의 개미가 온 몸을 물고 다녔다”며 “3일간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미고문을 당하다 결국 수사관의 조서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문에 따른 뇌손상으로 신경성 심신마비증을 앓아왔으며, 결혼 생활마저도 실패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박강배 씨는 “80년 5월 이후 17년간 파괴되어온 개개인의 인간사가 치유․조망될 때에만 광주문제는 완전히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래군 과거청산국민위 사무국장은 “광주지역에서조차도 인권침해사례에 대해 정리된 자료가 없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회복과 배상을 위해선 피해사례에 대한 체계적 조사작업이 벌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5․6공 인권침해 신고센터는 앞으로 5․18문제 뿐 아니라, 삼청교육대․의문사․고문․해직자․조작간첩 사건 등 5․6공 당시의 각종 인권피해 사례를 수집해 정기적으로 인권침해 증언의 장을 열어나갈 예정이다. 또한 조사된 내용을 증언록으로 묶어내고, 피해사례에 대한 법적 지원 및 항의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신고전화:02-762-4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