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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교수 성추행 넘어 여학생 강간

국민대, 부산 동의대 파문


대학교수에 의한 제자 성추행 및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국민대에서는 전자과 백 아무개(24) 씨에 대한 송 아무개 교수의 성폭행 사건으로 다섯달째 파문이 계속되고 있으며, 12일 부산 동의대에서는 미술학과 학생들이 “지난달 26일 야외수업 도중 송 아무개(49) 교수가 여학생들을 껴안고 무릎에 앉으라고 강요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며 송 교수의 사퇴를 요구하는 일이 발생했다.

특히 국민대 사건은 피해학생이 교수로부터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충격을 더하고 있다. 피해자 백 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송 교수가 “저녁을 먹으러 가자”며 자신을 교외로 데려갔고, “할 얘기가 있다”며 여관에 데려갔다고 한다. 송 교수는 지난 2월 백 씨의 가족과 만난 자리에서 여관으로 데려간 사실과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 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성폭행 사실은 부인했다. 백 씨는 “숨기고 싶었지만, 주위의 권유로 사건을 알리게 됐다”며 “법대로 처벌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올해 대학원에 합격한 그는 이번 사건으로 자퇴서를 냈으며, 송 교수도 지난 4월 23일 사직서를 제출해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지난 2월 17일 백 씨가 송 교수를 강간치상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한편 사건이 외부에 알려진 이후, 백 씨는 같은 과 최 아무개 씨와의 간통건으로 고소돼 또 한번 홍역을 치른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의 부인 이 아무개 씨는 2월 20일 남편과 백 씨를 간통혐의로 형사고소 했으나, 4월 1일 고소를 취하했다. 이 고소건에 대해 「국민대 성폭행 사건 대책위」는 “이 씨와 송 교수 사이에 사전모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책위는 △이 씨의 고소가 있기 전날인 19일에 송 교수가 고소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고 △이 씨가 고소건을 학교측에 알렸으며 △이 씨가 한 차례의 검찰 진술도 하지 않고 스스로 간통고소를 취하한 점 등을 들며, 간통고소는 “백 씨에게 나쁜 소문이 퍼지도록 하기 위한 조작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씨도 이 건과 관련해 4월 22일 이 씨를 무고죄로 고소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민대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일반 성폭행 사건과 달리, 교수의 권위를 앞세운 범죄라는 점에서 더욱 죄질이 나쁘다”고 말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조중신 상담실장도 “학내 성폭력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지만 크게 사회문제가 되지 않은 것은 절대적 위치에 있는 교사에 의하여 생활지도를 빙자하여 저질러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문제제기를 해도 시정은 커녕 더 큰 상처를 입고 무마되고 말아 은폐되고 재발생 하는 것”이라면서 “학교에서 저질러지는 성폭력도 범죄행위로 명백히 드러냄으로써 처벌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법부의 판단여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 있지만, 피해자 백 씨가 입은 충격은 쉽사리 가늠할 수 있어 보인다. 백 씨는 “이번 사건으로 세상을 보는 시선이 많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다만, 주변에서 감싸주고 격려해주어 힘이 되었다”며 “빨리 털고 일어나 공부에 전념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