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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파업 포기 절대 안된다"

전국서명교수모임·민교협 시국대토론회


"총파업투쟁 이대로 끝나는가." 한국노동운동사에 유례가 없는 전국적 총파업투쟁이 24일만에 민주노총의 전술변화에 따라 소강국면으로 전환된 가운데, 민주노총과 범민주세력이 날치기로 촉발된 '악법철폐와 민주기본권 수호'에 대한 국민들의 폭발적인 열망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민교협·전국서명교수모임이 주최한 노동법·안기부법 개악 무효화를 위한 시국대토론회는 민주노총의 전술변화 이후 열린 최초의 공식토론회로 기간의 총파업 투쟁에 대한 평가와 향후 투쟁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범대위, 민노총 연대 관건

민주노총측은 1단계 총파업을 통해 상당한 자신감을 획득했지만 힘의 한계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김유선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노동자가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민주화와 삶의 질 개선은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점이 커다란 성과"라면서도 "시민·사회세력의 지지와 연대가 더욱 필요하다"고 밝혔다. 총파업투쟁이 성공적이었다는 전반적 평가 속에서도 남구현(한신대) 교수는 전술적 오류를 지적하고 나섰다. 남 교수는 "민주노총의 총파업 완급조절이 다른 시민사회 세력을 고려하지 않고 구사된 것은 잘못이며, 범대위 활동 또한 수세적인 합법투쟁기조를 고집함으로써 투쟁의 위력을 경감시킨 것과 민주노총과의 조율을 이뤄내지 못한 것은 한계"라고 보았다.


정치세력화, 산별조직 건설로

악법의 철폐라는 과제 외에도 이번 총파업투쟁이 노동자의 정치세력화와 산별노조의 건설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 또한 빠질 수 없는 지적이었다. 곽노현(방송대) 교수는 "이번 투쟁의 최대 과제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단초를 만드는 것과 산별노조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일한 무기 '파업'

이날 토론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당장 민주노총의 전술변화가 가져오게 될 상황에 대한 전망과 우려 등이었다. 임영일 교수는 "현장의 역량상 민주노총의 유연 투쟁전술은 어쩔 수없는 선택이라고 판단되지만, 주1회 파업이 형식상의 파업이나 파업중단으로 가면 위험하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와 자본의 양보를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인 파업을 포기할경우, 투쟁의 주도권을 상실해 아무런 성과도 남기지 못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안기부법 논의 활성화 필요

한편 곽노현 교수는 "정리해고·변형근로 등 이른바 '3제'를 중심으로 펼쳐져온 논의를 교원·공무원 단결권 등 '3금'과 안기부법에 대한 논의로 바꿔내야 하고 이에 대한 방안이 고민되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안기부법에 대한 관심과 논의를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