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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경희대생 수사도중 분신기도

수배자로 오인…강제연행, 구타 등 가혹행위


수배자로 오인되어 강제연행된 대학생이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에 항의, 분신기도로 하반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입원치료중이다.

김형찬(26․수원 경희대 유전공학과 90학번) 씨는 5일 오후 2시 신당 6동에 있는 후배 자취방에서 성명불상(김 실장외 3명) 경기도경 수사관들에게 불법연행 되었다. 연행당시 경기도경 수사관들은 이재규(경기동부총련 의장 직무대행, 용인 외대 총학생회장) 씨로 오인, 이 씨의 영장을 제시해서 김형찬 씨가 수차례 부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연행했다. 연행 당시 후배 자취방에 있었던 노트북 컴퓨터, 컴퓨터디스켓, 카세트테이프를 압수했다. 한편 김 씨에 의하면 2주전부터 미행을 당했는데, 김 씨는 이재규 씨와 인상착의 등이 매우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3-4시간동안 전신 구타

김 씨는 경기도경 수사관들에 의해 신당 6동 파출소 2층방으로 연행되어 3-4시간 구타를 당했다. 당시 그는 수사관들에게 주먹으로 눈 부위를, 손바닥으로 얼굴을 구타당하고, 바닥에 엎어뜨린 상태에서 수차례 발길질을 당했다. 더욱이 김 실장이라는 수사관은 “경기도경 보안수사대로 넘기면 엄청나게 당할 것”이라며 위협을 가했다. 또한 수사관들은 수사과정에서 김 씨가 군 도피중이며, 주민등록증이 위조된 점을 들어 공문서위조혐의로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공포감 속 분신기도

오후 7시30분경 경기도경 대공분실에 도착한 뒤 수사관들이 압수한 물건 자료를 분석한다며 나가자, 김 씨는 극도의 공포감 속에서 사무실 안에 있던 석유난로에 불붙은 종이를 넣고 난로를 들어올려 분신을 기도했다. 분신 뒤 동수원병원으로 후송되었다가 6일 새벽 0시 30분경 대치동 순화병원으로 이송돼 입원치료 중이다. 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외부와 단절된 상태에서, 구타와 가혹행위로 자백을 강요해 두려움과 공포감에 자살을 시도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 법적 대응 준비

6일 오전 12시경 이재명 변호사가 접견을 했는데, 이 변호사는 “김 씨의 왼쪽 얼굴부위가 부어있었고, 오른쪽 눈이 충혈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에 경희대 총학생회와 민주동문회, 가족들은 대책위를 구성하고 불법연행, 구타 및 가혹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