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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잠옷바람으로 새벽 찬거리 내몰려

현저동, 상계동 등 동계철거 계속

최근 잇따라 벌어지는 동절기 강제철거로 철거민의 생존권이 길바닥에 내팽겨 쳐지고 있다.

21일 오전 7시경 노원구 상계 3-1 재개발지역에서는 인덕용역(주) 소속 철거용역 깡패 50여 명이 동원돼 잠자고 있는 사람들을 강제로 끌어냈다. 상계 지역에는 2세대만이 남아있는데 이날 철거로 이 지역 위원장 문연임 씨의 집은 흔적이 없어지고, 세 자매는 잠옷바람으로 거리로 쫓겨나야 했다.

특히 문연임(45) 씨는 지난 5월2일부터 수배를 당해 현재까지 철거지역을 전전하며 다니고 있다. 문씨는 “여자 몸으로 5개월이 넘게 바깥 생활을 하는 것은 어려움은 말로 다 못한다. 문민정부에서 이렇게 국민을 무자비하게 짓밟을 수 있냐”며 그저 착잡할 뿐이라고 말했다.


6개월째 수배생활

19, 20일 연달아 서대문구 현저동 재개발사업지구에는 입산용역(주) 소속 철거용역 깡패 50여 명이 들이닥쳐 13세대가 살고 있던 가수용시설을 강제철거했다. 현재 80세 노인에서부터 젓먹이까지 50여명은 부셔진 가수용시설 한 곳을 치워 추위를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입자대책위 위원장 김순애(56) 씨는 “서대문구청장과 합의해 설치한 가수용시설을 철거하고 모델하우스로 지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옮겨가라고 한다”며 “주차장은 차가 들어가는 곳이지 사람이 들어가는 곳이 아니다. 43세대가 지하주차장에서 어떻게 1년을 넘게 사겠느냐”며 지상건물을 지어주기까지는 꿈쩍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수용시설 절대 안돼

한편 서대문구청 주택개량과 서용순(34) 계장은 “세입자에 대해선 가수용시설을 줄 수 없으나 주민들의 요청에 못이겨 임시로 만든 것이다. 또한 지하주차장이라고 하지만 반지하이고 이미 43세대중 30세대가 들어가 있다”며 다른 가수용시설을 짓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방배 4동 또 철거

또한 9개월째 대치상태에 있는 방배4동 주택조합사업지역에도, 19일 아침 8시30분부터 거산용역(주) 소속 철거용역 깡패 5백여 명과 포크레인 6대가 동원되어 주민과의 마찰속에 공가(빈집)를 철거했다. 현재 12명이 남아 이곳을 지키고 있는데, 이들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철거반원에 대비해 야간에도 근무를 서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 지역 외에도 금오 8구역, 봉천5동, 전농3동 지역등이 철거위협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전국철거민연합은 “하루도 쉬지 않고 전개되는 강제철거는 내년 대선을 앞둔 김영삼 정권이 자신의 후계구도와 집권후기의 안전장치 마련에 걸림돌로 작용할 민중운동진영을 싹쓸이 하려는 것과 같은 궤”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