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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권영화제 감상문> ‘지하의 민중’을 보고


군사쿠데타가 일어난 볼리비아의 한 도시.

무장군인들이 쏜 총에 맞아 송장이 되어 거꾸로 끌려가는 사람들, 이웃 주민들에 의해 실려 오는 부상자들. 마치 80년 광주의 비디오를 보는 듯 했다.

이렇게 정신 없는 상황 속에서 한 젊은이는 쿠데타의 총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술에 파묻히는 등 마음만큼 복잡한 생활을 하며 고향에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영화 전반적으로 비춰지는 것은 도시와 농촌,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상징적으로 보여진다.

군부의 총칼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있는 도시 사람들과 도로를 봉쇄하고 스스로 무장을 하고 있는 광산 노동자들과 농민들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똑같이 군부에 의해 탄압 받고 있는 볼리비아 민중들이다.

안데스의 거친 자연 환경과 세바스찬의 시선에 따라 떠오르는 과거의 모습들, 미제국주의가 행하는 원조의 의미를 알지 못했던 과거의 세바스찬과 제국주의의 배후 조종에 의해 일어난 군사쿠데타와 이로 인해 죽어 가는 민중들의 모습은 현재의 세바스찬에게 지울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안겨 주었다.

결국 세바스찬은 마을 사람들 앞에서 죽을 때까지 춤을 추기로 마음먹고 어릴 적 보았던 ‘죽음의 춤’을 추었다.

마을 사람들이 광산 노동자들과 함께 군부에 저항하고 돌아올 때 세바스찬을 돌로 쳐죽이려 하지만 마을 노인들의 만류에 세바스찬은 춤을 끝까지 출 수 있었다. 결국 세바스찬의 장례식을 통해 마을의 노인으로부터 젊은 사람, 어린아이까지 모두 참여하면서 안데스의 산신에 대한 믿음이 끝까지 남아 있게 된다.

안데스의 거친 자연 환경과 이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소박한 삶의 모습이 베어 나오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또한 이들의 소박한 삶이나 도시의 삶 또한 역사와 현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또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고 실천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동대문구 휘경1동 이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