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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길가던 대학생 강제연행, 4시간 감금

광주북부경찰서, 한총련 수배자로 오인


지난 19일 광주에서 경찰이 길가던 대학생을 수배자로 오인해 강제연행한 뒤, 4시간 동안 불법 감금한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밤 9시경 전남대 앞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가던 이 아무개(20, 전남대) 씨는 갑자기 나타난 괴한 6명에 의해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갔으며, 광주북부경찰서에 도착해서야 그들이 형사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한총련 수배자인 줄 알았다”며 연행 사유를 밝혔지만, 그의 신원이 확인된 뒤에도 조사를 이유로 4시간 이상 불법감금했다. 경찰은 각종 시위사진들을 가지고 이 씨와 대조작업을 벌였고, 이 씨는 아무 잘못이 없었음에도 오히려 진술서를 강요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피해당사자인 이 씨는 군입대, 취직 등을 앞두고 불이익이 돌아올 것 등을 염려해 아무런 피해보상도 요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씨는 “연행과정에서 팬티가 드러날 정도로 옷이 찢어지고 벗겨졌다. 인간 존엄성이 너무나 쉽게 무시되는 상황이었다”면서도 “해야할 일도 많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 더 이상 사건을 떠들고 확대시키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북부경찰서는 지난달 17일 수배자가 나타났다는 잘못된 첩보를 믿고 최창희 씨 집에 난입, 최 씨 등을 폭행하고 경찰서까지 연행한 적이 있었다<9월18일자 참조>.

반면, 이 씨와 같이 불법연행․폭행을 당한 피해자들 가운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은 경우도 있다. 지난 94년 연세대에서 학내로 진입한 경찰들에 의해 폭행 또는 연행을 당했던 조남문 씨 등 14명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올 8월 서울지법 민사16부는 국가에게 1백만원 또는 2백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