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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한총련 명동성당 농성 26일째 <인터뷰> 현석호(서울 서부총연 의장) 씨

"진실을 알리는 속에 시민들의 변화 느껴"


지난 달 16일부터 10일 현재까지 한총련 소속 학생 8명은 명동성당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며 한총련 사태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명동성당 주위를 철통같이 지키는 전경들로 인해 이들 농성학생들은 명동성당을 벗어 날 수도 없으며, 찾아오는 학생들도 쉽게 명동성당 안으로 들어오기가 힘들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여전히 한총련 사태 본질을 말하기를 꺼려하는 이 사회에서 이들은 무엇을 말하려고 한달 가까이 농성을 하고 있는지 직접 농성단장인 현석호 씨를 만나 보았다.


- 농성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 오늘로 농성 26일째를 맞고 있다.

연세대 사태 기간인 16일 연세대에서 빠져 나온 학생들과 학교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안전귀가'를 요구하는 집회를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농성을 시작한 것은 20일 이후 연세대 탄압이 심해지면서부터다. 그때 '김영삼 정권의 살인.폭력 진압 분쇄와 구속학우 석방을 위한 한총련 농성단'이 구성되었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 무엇을 얻기 위해 농성을 하고 있는가?

= 물론 우리들의 '구속학생 석방' 요구에 응할 정권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다만 우리의 의무는 한총련 사태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을 시민들에게 꾸준히 알려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농성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 현재하고 있는 홍보활동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우리들은 명동성당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으며, 집회도 전혀 할 수 없다. 또한 검문이 심해 학생들이 명동성당 안으로 들어오는 것도 힘이 든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전활동이라는 것은 스피커를 통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사태의 진실을 알려내는 것과 사진 전시 외에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이 더 힘들 것 같은데…

= 16일 처음 선전전을 했을 때, 많은 시민들이 우리들에게 빨갱이라던가, 나쁜 놈들이라고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 시민들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어떤 분은 '뉴스에서 하는 말을 믿을 수 없다'며 '너희들이 주장하는 것이 무엇인지 선전물을 달라'고 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 수배된 상태일 텐데 현재 가장 바라는 것은?

= 1, 2학년 후배들이 많이 구속되었다. 그들은 통일에 대한 열정 하나만을 가지고 참석했다. 이번 구속으로 그들은 분단국가에 살고 있다는 현실을 더욱 뼈져리게 느꼈을 것이다. 지금은 비록 힘이 들겠지만 잘 이기고 나왔으면 한다. 그들을 위해 나도 구속을 각오하고 열심히 할 것이다.

우리 학생들은 21세기의 통일시대의 주역이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대대적인 탄압을 한 것은 김영삼 정권의 한계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