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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법무부! 야비한 술책 그만둬라"

친목단체 『중국노동자협회』에 빨갱이 혐의 씌워


외국인노동자들이 명동성당의 농성을 마감한지 이틀만에 법무부가 '불법체류 외국인 조직 「중국노동자협회」적발'이라는 제목의 섬뜩한 사건을 발표했다.

외국인노동자들에게 국회의원들이 보호법 제정 노력을 약속하고, 법무부가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 근처에서는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단속을 하지 않겠다며 외국인노동자의 인권보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직후에 발표된 것이어서 관계자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특히, 법무부가 18일 기자회견에서 위 조직에 대해 근거도 없이 '대공혐의점 조사' 등을 운운해, 근래 계속되고 있는 청년운동단체의 국보법 대량 구속 사태가 외국인노동자들에게까지 적용되지 않나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외국인노동자 인권보장 촉구와 상담지원활동 탄압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이해학 등, 공대위)는 18일 성명서를 발표해 "일제의 만행으로 고국을 떠났던 중국동포들에게 빨갱이라는 누명을 씌워 또다시 쫓아낸다면 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며 "친목단체일 뿐인 중국노동자협회를 짓밟아 범죄단체를 색출한 듯이 소란을 피우는 법무부의 뻔뻔스러운 작태를 그만 둘 것"을 요구했다.

또한 중국노동자협회의 상급단체인 중국노동자센터 소장 오천근 씨는 "중국동포들이 한국내에 체류하면서 당하는 각종 노동.인권침해에 대해 공동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진 친목단체"라며 "법무부가 7백50여 명의 회원밖에 없는 단체를 2천여 명 이상이 모인 거대 불법단체라고 부풀려 사건을 발표한 것은 외국인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야비한 의도의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들에 대한 대공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그 위험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관계기관과 협조해 불법체류자들의 대공용의점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불법체류자들이 대규모 조직화.집단화 경향에 대해 철저히 차단하는 등 단속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대위는 20일 오후 3시 명동성당에서 농성 해단식과 김해성 목사 환영회와 함께 중국노동자협회 탄압 규탄대회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