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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외국인노동자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고 싶습니다"

김해성 목사 공판 참관기…징역 2년 구형


11일 오전 10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3호 법정.

수십명의 신도들이 법정을 가득 메운 가운데 미색 수의를 입은 김해성 목사가 재판정에 등장했다. 한달 여의 구금생활 때문인지 수염이 덥수룩하고 피부도 거칠어 보였지만 여전히 여유 있는 웃음과 자신감이 얼굴 가득했다.

김 목사는 한달 간의 구금생활에서의 심경과 외국인노동자의 인권보장에 관한 견해를 차분하고 또렷하게 전달해 나갔다.

"포승에 묶인 모습 그대로 외국인노동자들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고 싶습니다…세계인권선언, ILO조약 등에 의해 외국인노동자들은 자국노동자와 마찬가지로 동등 노동에 대해 동등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공무집행을 제지한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성스러운 교회에 또다시 공권력이 난입한다면 저는 다시 한 번 목숨을 걸고 이를 막아낼 것입니다"며 법이라는 명분 때문에 불의 앞에 무릎 꿇을 수는 없다는 그의 엄숙한 선언에 청중은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법으로 보호해야 합니다. 고통받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삶과 인권을 보장하는 외국인노동자보호법의 제정만이 결론입니다"며 김 목사는 모두진술을 마쳤다.

검사석에서 나즈막한 목소리로 구형이 떨어졌다. "징역 2년에 처해주십쇼"

오는 24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선고공판이 열린다. 어떤 판결이 내려지던,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김 목사의 사랑에 걸림돌이 되지 못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