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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터뷰: 조작간첩 이성우씨

“내 자식들은 ‘한국이 무섭다’고 한다”


-현재 건강상태는 어떤가?

=심장이 좋지않다. 그래서 손.발이 떨리고, 잘 걷지 못한다. 병원에 일주일에 한번씩 가야하는데 힘들다.


-구속당시 상황을 말해달라.

=전두환 정권 때 기상기계를 구입할 예산으로 16억 달러를 책정했다. 이에 한국기상협회 회장이 일본친구 서봉호 씨에게 기상기계의 수입을 제안했고, 서씨와 나는 일본에 세종기상기계(주)라는 회사를 차렸다. 그후, 84년 1월6일 한국 본사사무소를 개소를 위해 2천여 만원 어치의 기상기계를 갖고 입국했다가 그날 공항에서 구속됐다.


-구속이후 어떤 일들이 있었나?

=면회와 변호사 접견이 금지된 채 50여일을 안기부에 감금되었다. 자술서를 쓰면서 수사관이 한 말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혐의를 부인하니까, 한 수사관이 ‘일본에서 구정성묘단으로 와서 고향 내려갈 때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갔지 않느냐,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보통 길보다 갑자기 넓어지는 길이 있는데 그길이 전쟁 때는 활주로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일본에 가서 말한 적이 있지 않느냐, 그것이 죄다’라고 했다.


-재판을 받을 때의 상황은 어떠했는가?

=방청객들은 전혀 없었고, 검사와 판사는 나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방청석에 앉아 있던 안기부 직원에게 물었다. 검사가 사형을 구형하고 판사가 처음으로 나에게 물었을 때 그저 ‘억울합니다’라고만 말했다.


-가족들과의 연락은 되는가?

=연락을 하고 있으며, 지난 15일 병원을 퇴원할 때 처와 아들·딸이 한국에 와서 만났다. 하지만 가족들이 김포공항에 도착한 후 세관직원이라며 약20분 동안 이것저것을 물었다며, 내 자식들은 한국이 무섭다고 한다.


-행정심판청구를 제기해 놓은 상태의 현 심정은?

=나는 더 이상 거동도 하지 못하는 늙은 노인이다. 이런 사람을 출국금지조처를 해서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