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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터뷰> 15년째 감옥살이 재일동포 손유형 씨 부인 부신화씨


일본 [양심수 동호회]는 오는 15일 손유형 씨의 부인 부신화(65)씨의 한평생을 그린 [부신화타령]의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손유형 씨는 81년 친척 3명과 함께 구속되어 간첩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 후 84년 무기징역으로, 88년 20년 징역으로 감형되어 15년째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재일동포사회가 국가보안법과 불운한 관련을 맺게 되는 것은 남북한의 불순한 정치적 의도에 의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손유형 씨의 경우는 81년 4월경 골프하러 한국에 오던 중 안기부에 연행되었고, 법정에서 손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고문에 의한 조작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손유형 씨가 체포되기 전 설립한 회사는 구속과 함께 도산하여 가족들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한국의 친척들이 구속되었을 뿐 아니라 일본의 친척들도 구속될 지 모른다는 부담 때문에 가족들의 정신적 어려움은 더 컸다.

15년이란 긴 세월동안 남편의 면회한번 하지 못하고 살아온 부신화씨의 그간 생활을 간략하게 들어 보았다.

손씨의 구속 직후 일본의 국회의원에게 청원했으나, '내정간섭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91년에는 아들이 김영삼 씨를 찾아가기도 했다. 그 만남에서 "대통령이 되면 석방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나, 결과는 달랐다. 김영삼씨가 대통령이 되던 날 가족과 석방운동을 돕던 '구원회' 회원들이 손씨를 마중하러 한국을 방문했다. 출감을 고대하며 찾아간 그들을 기다린 것은 석방이 아니라 손씨를 괴롭히는 처참한 병마였다.
구속 무렵 당뇨병을 앓고 있던 손씨는 치료도 받지 못한 채 24시간 내내 혁수정을 찬 생활을 하는 등 고초를 겪었고, 현재는 후두암, 당뇨병, 담석증 등으로 고생하고 있다. 현재 전주교도소에 수감중인 손씨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손유형 씨를 구원하는 회]의 이마다 회장은 " 약의 부작용 때문에 건강이 걱정된다. 살아서 석방되길 바란다" 고 말한다.

손씨가 15년전 연행된 뒤 지금까지 부신화씨와 장남 손명원 씨는 면회허락을 받지 못했다. 이들이 간첩방조죄로 불구속 입건되었기 때문이며, 다른 가족들도 임시여권으로 한국을 오가며 면회를 하다가 4년 전에야 정식여권을 발급 받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손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는 물음에 " 하루빨리 보고싶다. 몸 건강히 지내셔야지 "하면서 말끝이 흐려진다. 그러나, 부신화씨의 주장은 당당하다.

" 일본에서 우리의 권리는 하나도 인정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물론이다. 해방과 함께 우리나라는 분단되었고, 재일교포들은 일본에서 자기권리를 주장하기 보다는 생계를 이어가기에 급급했다. 그런 일본생활 속에서 한국을 사랑하던 내 남편은 구속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남편은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독방에서 살아가고 있다. 국가보안법을 하루빨리 철폐하는 것이 우리 가족의 소원이고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