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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턱걸이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

올 최저임금 28만8천1백50원


최저임금제가 노동자의최저생계비를 보장하고 저임금을 해소한다는 애초의 목적과는 달리 임금억제를 위한 보조수단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4일 [최저임금심의위원회](위원장 조기준 고려대 명예교수)는 올해 9월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8.97%로 확정했다. 따라서, 월 28만8천1백50원(일급 1만2백원, 시급 1천2백75원)의 최저임금이 올 9월부터 내년 8월31일까지 10인 이상의 사업장에 적용되며, 대상자는 약 10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러한 최저임금수준은 도시 노동자의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민주노동조합총연맹준비위원회](공동대표 권영길 등, 민주노총(준))가 산정한 18세 단신 여자 노동자의 최저임금 35만6천8백5원에도 약7만원 가량 모자라는 액수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률 8.97%는 도시노동자 가구의 94년 가계지출 증가율인 14.3%에 비할 때 5% 이상 낮다. 따라서, 최저임금 28만8천1백50원은 94년도 기준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계지출 평균인 1백26만4천원의 22.8%에 불과하다.

더욱이 현행 최저임금법은 저임금 노동자가 많은 10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 5월,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정부에게 "피고용자 10인 이하의 사업장에 안전규정과 최저임금제를 확대할 것"을 정부에 권고하였다.

한편, 민주노총(준)은 노총, 경총 각 9명을 포함하여 총 26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정부와 사업주의 입장만을 반영하여 최저임금을 임금억제의 보조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