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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양봉수 씨 '노동자장'으로, 긴장 고조

민주노총 오는 17일 전국에서 추모집회 갖기로


한국통신노조 문제로 인해 종교계의 항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고 양봉수 씨의 장례문제를 둘러싸고 정부·현대그룹, 노동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 대표단과 양씨의 유가족들은 회사측에 노동자장을 보장할 것 등 11개항에 대해 합의하고 이를 회사측에 요구하기로 하였다. 이들은 장례는 노동자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장례위원회는 현대자동차 노조원, 노동계 대표, 학계, 법조계, 사회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하며, 장례식은 분신현장, 작업현장에서 갖기로 하였다. 또한, 회사측에 대해서는 △정성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일간지에 양씨의 해고와 분신에 대해 사과 광고를 실을 것 △양씨의 명예회복 △분신관련 구속자 석방, 수배해제, 고소, 고발 철회 △치료비 일체 부담 △해고자 원직복직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양씨의 유가족과 현총련 대표단은 이를 이날 밤에 회사측에 제시하고,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현총련 협상대표단으로는 오규섭 목사, 채규정씨, 권처흥, 윤인섭 변호사가 맡았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가족장으로만 하면 유가족의 요구를 대폭 들어주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동산병원과 영안실에 대한 통제를 계속하고 있으며, 14일 오전 영안실에 설치한 현수막을 강제로 철거하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김형계 대구노련 조직부장, 강희철 동산병원 노조 조직부장 등 6명이 연행되었으며, 이중 현대정공 노조의 오석훈 씨는 허리를 심하게 다쳐 대구 곽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오전 11시30분 경에는 사복형사들이 포커를 치던 광경을 카메라로 촬영하던 노동자에게 사복형사 10여명이 욕설을 하며 폭행을 가하는 난동을 부렸다.

양씨의 시신의 입관을 13일 오후 마쳤고, 현총련과 민주노총준비위 소속 노조에서는 분향소를 설치하고, 추모현수막을 내걸기 시작했다.

14일 대구 동산병원 영안실 앞에서는 노동자 3백여명이 경찰의 저지를 뚫고, 오후7시30분경부터 양씨 추모집회를 가졌다.

현총련 간부들은 15일 오전10시 서울 현대그룹 본사를 항의방문, 해고자 복직과 성실교섭의 촉구, 양봉수씨의 장례에 대한 협조를 요구하기로 했다. 또, 오후7시부터는 기독교회관에서 양씨를 추모하는 목요기도회가 열릴 예정이다. 민주노총준비위에서는 오는 17일 전국동시다발로 양씨 추모집회를 준비중이다.

한편, 13일 연행된 이들 중 이을숙 동산병원 노조위원장은 훈방으로 풀려났고, 박용선 대구노련 의장 등 3명은 구류 3일을 받았다. 같은 날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연행된 현대중공업 해고자복직협의회 의장 설종남 씨는 울산 동부경찰서에서 조사중인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