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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해설> 어린이·청소년의 권리 조약

‘어린이․청소년 권리조약’은 89년 11월20일 유엔총회에서 채택, 90년 발효되었고 95년 현재 170여 개국이 비준한 국제인권조약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91년 11월20일 조약을 비준하고 그 해 12월20일 조약당사국이 되었다. 이에 따라 94년 11월 최초보고서를 제출했고 내년 초 유엔 ‘아동의 권리위원회’의 심사를 받게 된다. 보통 「아동의 권리협약」이라고 불리는 이 조약은 그 내용상 청소년의 권리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명칭을 「어린이․청소년의 권리조약」으로 바꿔 부른다. 이 조약이 만들어지기까지 역사와 그 내용을 살펴본다.


‘어린이․청소년의 권리조약’(아동의 권리조약), 그 성립에 이르는 역사

89년 11월20일 UN총회에서 채택된 아동의 권리조약은 90년 9월2일 비준국이 20개국을 넘어 발효하게 되었다. 이 획기적인 조약의 출발점은 24년 국제연맹이 채택한 ‘아동의 권리에 관한 제네바선언’(제네바선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제네바선언에 명시된 “아동에게 최선의 것을 주어져야 한다”는 관점은 ‘아동의 권리선언’(59)에 계승되고 결국 ‘아동의 권리조약’(89)에까지 이어졌다. 제네바선언의 특징은 아동의 생존을 위한 최저보장기준의 확보를 목적으로 한데 있다.

UN이 창설된 이듬해 46년 UN은 경제사회이사회에 아동의 권리선언의 마련을 요청했다. 경제사회이사회는 ‘제네바선언’을 개정하는 작업에 들어갔으나 이보다 앞서 긴급한 과제인 세계인권선언 기초작업에 착수한다. 48년 12월10일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은 전문과 본문 30개조로 이뤄지는데, 이 속에 아동의 권리에 관한 조항은 생활보장(제25조)과 교육의 권리(제26조)이다. 이 세계인권선언은 아동의 권리선언의 전제이자 기초가 되었다.

그리고 57년 제13차 인권위원회에서 초안에 대한 실질적 심의가 있었다. 각 국의 논의과정을 거쳐 UN인권위원회에서 마련된 아동의 권리선언은 59년 UN 14차 총회에 상정되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 46년부터 시작한 아동의 권리에 관한 헌장의 작성작업은 13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 아동의 권리선언이 성립함으로써 59년 11월20일에 그 결실을 맺게 되었다. 아동의 권리선언은 아동을 단순히 구제나 보호의 대상으로서만이 아니라 아동을 권리나 자유의 주체로서 파악하려는 입장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아동을 주체로 인식한 아동의 권리선언

UN은 아동의 권리선언 20주년에 해당하는 79년을 국제아동의 해로 정하여 아동인권을 현실화시키려는 노력을 했다. 10년 동안의 기나긴 조약화 작업을 거쳐 전 세계 인권에 관한 모든 지혜를 결정시킨 결과물인 아동의 권리조약은 완성되었다.

아동의 권리선언 채택이후 30년이라는 세월, 아동의 권리에 관한 제네바 선언 채택이후 실로 6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에 ‘구제․보호받아야 할 아동’에서 ‘권리의 향유주체로서의 아동’, 그리고 다시 ‘권리의 행사주체로서의 아동’으로 아동관은 빠른 속도로 비약적으로 변화해왔다. 아동을 분명히 권리의 주체로 못박은 이 조약은 아동을 ‘자비로운 주인’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크나큰 전진이며,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선량함과 아동에 대한 사랑은 그리고 인간의 권리에 관한 모든 지혜를 결정시킨 세계사적 문헌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동의 권리조약 내용>

전문과 3부 54조로 구성되었다.

1)일반규정(1-5조)
․아동의 권리보장은 아동자신에 의한 권리행사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아동 자신이 충분히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 그 원조자로서 첫째로 부모의 지도권을 존중하고 그 뒤 그 권리를 충분히 행사케 하는 보장로서 아동의 최선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당사국에 원조 및 보호의무를 부과하고 있다(5, 18조).

․조약상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국제협력의 필요성이 곳곳에서 강조되고 있다(전문 마지막항, 4,11,21,23,24,28,34,35조).

2)실체적 권리의 내용(6-41조)

․생명권․생존권․발전권(6조)
조약은 생명에 관한 고유의 권리와 발전의 권리를 정하고 있다(6조). 이 생명권은 아동의 생존을 확보하는 경제적․사회적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당사국의 적극적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다(8, 24, 26, 37조) 그러나 생명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발전권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대중매체에의 접근권, 교육을 받을 권리, 휴식과 놀이에의 권리 등이 규정되어 있다(17, 28, 29, 31조).

․부모, 가족에 관련되는 여러 가지 권리(7,8,9,10조)
아동을 양육할 일차적 책임자는 당연히 부모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부모의 지도권에도 아동의 최선의 이익의 관점에서 일정한 제약을 가한다.

․의견표명권․시민적 권리
조약에서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는 부분 중 하나는 “본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 있어서 자신의 견해를 자유스럽게 표현할 권리”이다. 이는 사법적․행정적 절차에 있어 청문을 보장함(12조)은 물론 학교교칙에 대한 반대권, 부모의 이혼에 대한 반대권 등 아동생활의 모든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 예상된다. 그밖에도 표현․정보의 자유, 사상․양심․종교․결사의 자유, 사생활의 보호 등 광범위한 시민권(13,14,15,16조)이 기본적으로 어른과 똑같이 인정되고 있다. 소년사법에 관해서도 상세한 규정이 마련되었다(40조). 어른과 같은 형사절차상의 보장을 시민적 권리로서 확인함과 동시에 아동의 특수성에 맞는 조치를 규정한다.

․특별한 상황에 있는 아동의 보호(22,23,30,32,33,34,35,38조)

3)국제적 실시 조치
조약상의무가 당사국내에서 실시되고 있는지를 감시하기 위해 10명의 개인자격 전문가로 이뤄지는 ‘아동의 권리위원회’가 UN에 설치된다(43조).

․위원회는 UNICEF등 전문기구와 협력한다(45조a).
․민간단체들은 위원회의 작업에 일정정도 참가할 수 있다(45조ab).
․당사국은 위원회에 제출하는 “자국의 활동에 관한 보고서를 자국내 일반에게 널리 활용하여야 한다”(4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