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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반성문 작성 않는다는 이유로 자퇴강요

동일여고, 자치활동 관련 학생3명 중징계···검정고시 볼 것 ‘권유’하기도

동일여고생들의 목소리를 담은 「감초들의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송경진(동일여고 3)씨가 반성문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퇴를 강요받은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송씨에 의하면 지난해 10월18일자로 ‘학생선동 및 유인물 배포’등 학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퇴학을 통보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측은 10월말 경 퇴학가처분 신청을 위해 제적확인요청서를 요구하는 권규대 변호사에게는 퇴학시킨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이와는 달리 변호사 등의 요청이 있기전 퇴학통보를 받은 송씨가 학교등교를 하려했으나 쫓겨났다. 이런 정황에서 학교측이 변호사, 참교육학부모회 등의 압력을 받자 퇴학대신 반성문을 쓰는 조건으로 무기정학을 시키겠다는 변화를 보인 것으로 추측된다.

반성문작성 거부이유에 대해 당사자 송씨는 “「감초들의 이야기」를 펴낸 것은 잘못한 것이 없다. 퇴학여부를 확인하려 했으나 정확히 알려주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밝혔다. “반성문을 쓰면 무기정학으로 하겠다고 하면서도, ‘그동안 학교를 나온 것은 반성문을 쓰지 않았기에 무단결석으로 처리한다’는 결정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그 뒤 반성문작성을 거부하자 담임선생은 “10월8일부터 11월3일 현재까지 무단결석으로 처리했다. 내신을 위해서도 검정고시를 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자퇴를 종용했다고 송씨는 전했다. 특히 “지난 조사과정에서 선생에게 구타를 당했고, 심지어 형사가 학교를 찾아와 수갑을 채우며 온갖 협박을 하는 것을 보면서도 아랑곳하지 않는 이광웅 학생주임 등의 태도에서 과연 스승인가는 회의를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윤희(고3, 무기정학), 김순주(고2, 무기정학)씨는 학교조사과정에서 구타와 협박에 못이겨 「감초들의~」를 제작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감초들의 이야기」를 둘러싼 동일여고 사건은 「샘」사건이 터지자 학교측에서는 「샘」과 관련 동일여상 학생들을 조사하던 중 경찰수사과정에서 문제되지 않았던 「감초들의 ~」를 집중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송 씨 등 3명의 이름이 거론되었다. 송씨는 이 과정에서 학교측이 샘과의 연관성을 찾기보다는 학생회 직선제요구, 학교비리 등을 실어 오래 전부터 문제삼아왔던 「감초들의 이야기」 주동자를 색출하는데 초점을 두었다고 했다.

93년 11월 3일 이후 송씨는 학교로부터 공식적인 퇴학통보를 받은 적도 없고, 학교를 나오라는 연락도 받은 바 없다고 한다. 현재 그는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