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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영등포교도소 폭염 속 2명의 재소자 사망

징벌제도 개선 및 의료대책 마련 시급


지난 달 영등포교도소에서 이아무개(19)씨가 징벌방에 독거수용 중 자살한데 이어 견정삼(49)씨가 독거방에서 사망함으로써 재소자 징벌 및 의료제도의 심각성을 알려주고 있다.

지난 7월 20일 혼거방에서 재소자와 싸움을 벌인 후 일반 독거실에 수용 중 자살한 이씨의 경우는 교도소내의 자의적인 징벌관행과 독거수용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관구주임은 규정을 어겼을 때 먼저 조사감독부에 기록하고 사안이 경미하면 훈방하고 중하면 징계위원회에 회부해야 하나 싸웠다는 이유만으로 이씨를 손을 뒤로하여 수갑을 채우고 포승을 해 독단적으로 독방에 수용했음이 여러 경로를 통해 밝혀졌다. 수갑, 포승 등의 계구를 사용할 때는 계구사용허가부에 기재하여 교도소장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되어 있다.

또한 영등포교도소는 조사감독부 및 계구사용허가부를 이씨 사후에 ‘정상’으로 복구해 놓았다고 한다.

이씨가 징벌로 수용된 일반독거실은 관 2개정도의 크기로 공기가 통할 수 있는 구멍은 복도에 접해 있는 식구 통 하나, 화장실 쪽에 있는 작은 구멍이 뚫린 아크릴 판 하나이다. 한 교도관의 말에 따르면 “5분 정도 있으면 땀이 비오듯 흐른다. 결박을 안하고 들어가도 견디기 힘든데 올해와 같은 폭염에 결박한 상태에서는 상상에 맡긴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징벌 방에는 일반독거보다 더 심한 엄정독거(일명 먹방)가 있는데 복도와 접한 식구통을 제외하고는 공기가 통할 구멍이 전혀 없어 사형수에게 채우는 혁수갑을 채우는 것이 보통이어서 “바람이 안 들어와 식구통에 코를 대고 헐떡헐떡 거린다”며 질식사 가능성이 상존 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28일 사망한 견정삼씨는 영등포교도소에서 장애인 수용사동인 8사에 독거수용 된 상태였다. 견씨는 28일 낮 12시경 잡수를 떠와 작업을 하려는 순간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하였으나 도착했을 때는 이미 뇌사상태였다.

견씨는 평소에 고혈압과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다. 8사는 높이 20센티미터, 가로 30센티미터 정도의 구멍하나 만이 복도 쪽에 뚫려 있어 공기가 거의 통하지 않아 실내온도가 높다. 비록 몇가지 질환을 안고 있었으나 높은 실내온도가 견씨의 사망을 촉진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영등포교도소에 있는 재소자는 1천6백여 명에 이르나 이들을 진료하는 의사는 1회에 2시간씩 1주에 2번 진료할 뿐이고 그 이외의 2명의 간호사가, 퇴근이후에는 의학지식이 없는 교도관이 담당하고 있다. 즉 소 내에서 분초를 다투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거의 무방비 상태에 노출되어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