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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출소장기수는 괴롭다

청량리경찰서 관광여행에 회합금지 '조치서'

지난 5월 13일 청량리경찰서(서장 안영무)는 출소장기수로서 보안관찰처분을 받고 있는 이세균씨(73세, 제기동 민중탕제원 거주)에게 다른 "피 보안관찰자와의 회합을 금지"하는 '조치서'를 전달했다.

5월 12일자로 되어 있는 이 '조치서'에는 이런 조치를 내린 이유로 1)이세균 씨가 경찰서의 경고를 무시하고 민중탕제원에서 피 보안관찰자 임방규 씨 이두균 씨 등과 수시로 회합하고 있다는 점, 2)5월 10일부터 5월 12일까지 다른 8명의 피 보안관찰자와 제주도 여행을 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민중탕제원이 91년 11월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에서 출소장기수들을 위하여 교계에서 모금한 기금으로 마련되어, 이세균, 임방규, 이두균 씨가 3년 동안 공동으로 영업을 하면서 생활을 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오랜 감옥살이 끝에 거처도 마땅치 않아 이곳에서 세 사람이 협력하여 살아가는데 말끝마다 '회합'운운하면서 괴롭히는 것은 심한 처사"라는 것이 이세균 씨의 말이다.

또한 이번 '조치서' 발부의 직접적 원인이 된 제주도 여행문제도 경찰의 억지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문제의 제주도 여행은 감리교인들의 양심수후원모임인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모임'이 해마다 벌여온 출소장기수 위로행사의 하나로서 기획되었던 것. '고난 모임' 소속 송병구 목사 인솔하에 실무자 4명과 출소장기수 9명이 2박 3일로 여행을 한 것이 "수시 회합"으로 둔갑해버렸다는 것이다. 항공권을 예매한 시점에서부터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후까지 집요하게 계속된 감리교측과 출소장기수들에 대한 경찰의 지나친 간섭에 몇몇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비인간적 처사"라고 주장하면서 89년 제정이래 문제가 되어왔던 보안관찰법의 반 인권성에 대하여 본격적으로는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