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피의자 경합요청에 공소 안했던 사실로 다시 구속

유인물배포로 실형, 그보다 더 무거운 사노맹 가입을 공소유보

‘공소권 남용’으로 상처받는 고형권 씨

사노맹 유인물 배포혐의로 실형을 받고 나온 사람이 당시 수사기관에서 조사 받았으나 검찰이 공소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공소가 제기돼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지난 2월 16일 긴급 구속장을 발부 받아 구속된 고형권(31, 전 목포민주노동자협의회 사무국장)씨는 92년 사노맹 유인물 배포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 당시 고씨는 목포경찰서에서 조사 받다 안기부 광주지부로 넘겨져 사노맹 가입사실에 대해 조사 받고 그 사실을 인정, 유인물 배포혐의와 사노맹 가입사실에 대해 같이 공소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93년 3‧6사면으로 석방된 고씨에 대해 광주지검은 사노맹 가입 및 회합혐의로 기소했다. 공소장에 적힌 혐의사실은 모두 92년 수사기관에서 고씨가 인정한 사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93년 석방이후의 활동이 혐의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고씨의 변호인은 “실정법과 판례만을 가지고 따진다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재판과정에서 서증 조사 요구 등을 통해 92년의 사노맹 가입 등에 대한 조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여 공소권 남용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두고 공방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씨의 부인 박인애 씨는 고씨가 “92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데 이어 그 당시 조사 받은 내용으로 다시 기소되어 누범 조항이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본인이 사노맹 가입사실을 인정하고 더구나 기소까지 요청할 때에는 무시하고 이제 와서 기소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