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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특집 : 고문후유증 사례 3 김종경 씨

'점장이'의 제보에 놀아난 '과학수사'의 피해자


편집자주 : 여기 고문으로 인한 한맺힌 절규가 있습니다.「문국진과 함께 하는 모임」의 도움을 받아 이 '절규'를 싣습니다. 다소 거칠은 내용이지만 되도록 가감 없이 싣겠습니다.


1. 인적사항 : 42세/고등학교 중퇴
주소 : 수원시 팔달구 매탄2동 196-156호
현재 : 부인 오윤자(41)씨와 2남1녀(고등학생, 중학생)와 함께 2,200만원 전셋집 생활.부인 오씨가 수원역 근처에서 주점(실내 포장마차)을 혼자서 경영하고 있음.

2. 증세 : 병원에 입원치료 한 적 없으므로 정확한 병명은 모르나 두통과 헛소리를 해대는 등의 정신이상 증세 보여 약국 약을 계속 먹고 있음.

3. 사건개요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날 당시 부근인 화성 정남에서 살았음. 그 당시 농장 일을 했었는데 사고현장을 항상 거쳐 다니니까 사람들이 의심을 했던 것 같다.

1986년경 오토바이 타고 농장 다니다가 눈길에 미끄러져 사고 나서 일도 못하고 면소재지에서 부인이 치킨가게 하다가 현재 사는 수원으로 방 딸린 가게 얻어 이사함(주점). 그후 김종경 씨는 회사원으로 월78,80만원 받으며 다님.

1991년 단골손님이 전화를 해 "밖에서 나를 좀 보자"해서 만났더니 "김종경 씨가 범인이니까 당신도 조심해라"는 말을 들었으나 부인 오씨는 무시하고 말았다.

이 당시부터 40대 재미교포 김해운 씨가 김종경 씨를 미행하며 계속 경찰에 제보함. 김해운 씨는 미국에서 꿈결에 손바닥에 김종경이란 이름이 보여서 미국에서 접을 쳐보니 화성에 사는 사람이라는 말을 믿고 이후 귀국해서 화성과 수원에서 3년간 수시로 알게 모르게 탐문수사 벌임.

1993년 7월경 김해운 씨가 서대문서에 제보해 서대문경찰서 형사 5, 6명이 퇴근 후 가게에 있던 김종경 씨를 "잠깐 어디 좀 갖다오자"며 서대문경찰서로 데려감.

서대문서 형사들은 48시간은 넘기지 않은 채 3번을 집과 서대문서로 끌고 다니다가, 전화로 부인에게 "김종경 씨가 범행사실을 자백했다"고 했으며 전화 끊고 신문 보니까 이미 보도가 다 돼 있었음.

내용은 "화성연쇄 살인범 자백 받았다"는 것이고, 수원의 김종경이란 이름이 크게 나옴. 오씨는 "성격이 고지식하고 남에게 피해를 줄 사람이 절대 아닌데 앞이 깜깜하고 기가 막히더라. 정말로 이사람이 화성살인사건 진범인가? 나도 모르게 범행을 하고 다녔단 말인가?"고 호소.

서대문경찰서에서 화성경찰서로 이첩. 화성서에서 조사해본 결과를 토대로 수원지검서 무혐의 석방. 그 후에도 2,3명이 집앞과 가게에서 한달 정도 감시함.

이후 헛소리 하고 아무나 보고 형사인냥 대하고 "내가 농장장으로 있었으니 돼지는 죽였어도 사람은 안 죽였다"며 소리지르고 사람 오는 걸 무서워하고 형사들 들어온다며 이불 뒤짚어 쓰고 있음.

1993년 8월 3일 밤 1시에 집에서 "서대문경찰서에서 자신이 고문당한 일을 확실히 밝혀달라"는 유서 써놓고 부엌칼로 20센티미터 복부를 찔러 자살기도 함. 한달 만에 동수원병원에서 퇴원함.

"이후 밤낮 없이 술 먹고 취해서 난동부리고 음식도 안 먹고 음식을 막 헤쳐놓다가 잠을 자고 술 깨면 괴로운 심정 글로 써놓고, 거의 폐인처럼 생활한다" 또한 부인에게 "너도 살인자로 엮을라고 했다"고 호소, 경찰이 김종경 씨를 의심하면서 오씨의 가게를 빈번하게 들락거렸다고 함.

4. 현재상태

1993. 8. 3일 병원 갔을 때부터 경찰이 오지 않는다고 함. 그러나 "자살사건으로 수원 동수원병원 입원료 450만원을 하나도 못 갚고 있고, 누가 돈도 안 빌려준다, 그 전엔 가게수입만도 300만원 정도였으나 1993. 8월 이후부터 손님이 뚝 끊어지고 아는 사람 몇 명씩만 온다", "현재 수입은 100만원 정도로 남편 약값과 애들 학비를 대면 생활이 어렵다, 무엇보다도 어떻게 살지 막막할 뿐이"고 부인은 호소하고 있다.
김종경 씨는 경찰수사 과정에서 머리를 심하게 맞아 머리가 아프고 수갑채워 비틀어서 손이 마비가 온다.

선풍기 가재도구 등의 각종 사물을 보고 형사인양 얘기를 나누고 밖에서 형사가 권총으로 나를 쏠려고 하니 현관문을 잠그라는 등의 헛소리를 함.

5. 고문사실

"사실대로 얘기하라"는 경찰의 요구에 "그런 사실 없다"고 했으나 계속해서 범행 인정만을 요구.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검사한 후 회사에서 무단결근으로 사표처리 했다.

두 번째 현장검증 준비 때 수갑채워 손을 비틀고 24시간 잠 안 깨운 상태에서 구타. 뒷머리를 손으로 탁탁 치기만 해도 정신이 가물가물 해졌다고 함. 항상 5, 6명이 조사함.

부인은 "몇년째 저 상태로 괴로워한다. 오줌, 똥도 못 가린다"고 고문을 고발.

1993년 9월 김칠준 변호사와 함께 국가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1994. 1. 27일 수원지방법원 제 7합의부에서 첫 재판이 열렸다. 손해배상청구액수는 1억 2천 5백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