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특집 : 고문휴우증 사례 2 김복영 씨

'형사들이 집을 도청한다며 필답으로 식구들과 대화'

편집자주 : 여기 고문으로 인한 한맺힌 절규가 있습니다.「문국진과 함께하는 모임」의 도움을 받아 이 '절규'를 싣습니다. 다소 거칠은 내용이지만 가감없이 싣겠습니다.


1. 가족·출생
부친 김종진(58세), 모친 권윤선(54세) 3남 2녀, 경남 창녕 출생

2. 연세대학교 정외과 입학(84년)

3. 써클 <쿠사>에 가입

4. 84년 당시 <쿠사>에서는 운동지향적 선배들과 그렇지 않은 선배들로 양분되어 있었는데, 김복영은 전자쪽 흐름에 속하게 됨. 별로 두드러지게 활동한 것은 없음(써클 동료의 말에 따르면, "아주 똑똑하고", 외모나 마음이 "깨끗"했으며, 특히 노래를 잘 불렀다고 함)

5. 84년 7월 여름농활에 참가

6. 85∼86년에 걸쳐 수많은 시위에 참가. 85년 후반기부터 86년 4월까지 이례적으로 약 8회나 잡힘. 이중 3회는 불심검문에 의한 것이었음-체포에 대한 강박증 보임.

7. 86년 4·19시위 참석 중 미도파 백화점 앞에서 잡힘. 기소되어 3개월간 구치소 생활

8. 같이 연행 당한 학생의 말에 따르면 연행당시 집중구타 당함. 시경에서도 집단구타. 구치소에 가족들이 면회가도 거의 말이 없었음(당시 가족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음). 구치소 생활도중 교도관에게 똥물을 퍼부어 독방에 갇힌 적 있음. 재판과정에서 구호를 외치는 등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줌(재판을 참관한 친구의 말). 친구 말로는 최후진술을 했다고 하나 누나 말로는 최후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함.

9. 7월초 집행유예로 석방

10. 석방 직후 군 징집을 피하기 위해 가출, 약 한 달간 써클 동료 집에서 생활. 어느 날 전화하러 갔다가 밤늦게 돌아옴-본인의 말로는 공중전화 박스 옆에서 형사가 자기를 감시해서 산으로 도망가서 숨어 있다가 오는 길이라고 함. 이후 거의 외출을 하지 않음.

11. 집과는 일체 연락 두절-집에서는 3차 소집영장이 나오도록 소식이 없자 행방불명·주민등록 말소처리.

12. 가을 무렵, 군징집을 피해 있던 친구와 함께 봉천동 보라매 공원 후문 근처에서 자취.

13. 자취방집 주인이 형사였다고 하면서 자취집에서 도망나옴.

14. 12월 경 수원집으로 귀가.

15. 이후 외출을 하지 않음. 형사들이 집을 도청하고 있다고 집안식구들과도 일체 대화하지 않음. 위층에서 동료가 살육되고 있다는 등의 환청을 가족들에게 호소하기도 함. 가족들과 필답으로만 대화. 남동생과 함께 자던 중 갑자기 일어나서 고함을 지르는 일도 생김.

16. 87년 3월 부산으로 가서 신검 받음-결과는 면제

17. 이후 친구들과도 일체 접촉 없이 집에만 있었음.

18. 87년 7월 경 가출. 약 한달 뒤에 돌아와서는 지리산으로 무전여행을 하고 왔다고 함(이후 병원에서 쓴 일기에는 투병하기 위해서 지리산에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뱀도 잡어 먹고 했다고 적혀 있음).

19. 그 후 상당히 표정이 밝아져서 식구들과도 대화하기도 했다가 다시 어두워짐.

20. 88년 2월 16일-첫 입원
88년 2월 16일 술 먹고 돌아와서 작은 칼로 식구들을 위협-용인정신병원에 입원(의사 말로는 우울증과 정신분열증 증세인데, 병원에 너무 늦게 왔다고 함).

21. 6월 퇴원-이후 약 1년간 약만 타다 먹고 집에서 "식물인간"처럼 지냄.

22. 89년 8월-본인이 약을 끊고 병을 이겨내겠다고 함. 약을 끊고 친구들과 만나기도 함. 복학도 고려. 약 2개월간 신문배달하기도 함.

23. 89년 10월-재발, 방에서 오그리고만 있었음.

24. 11월 1일-용인정신병원에 재입원.

25. 90년 5월-퇴원용인정신병원 입원당시 담당의사가 강남성심병원으로 옮김에 따라 강남성심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타 먹음. 지하에 세든 사람의 아이를 칼로 위협하기도 함.

26. 91년 2월-강남성심병원에 입원(전기치료만도 20여 차례 받음).

27. 겉보기에 정상이 된 듯하여 6월 26일 퇴원.

28. 주위의 권유에 따라 기로 치유를 한다는 스님이 있는 안양관음사에 감. 1주일도 안되어 재발, 절에서 나옴.

29. 이후 집에만 계속 있다가 재발-이전에 비해 두드러지게 폭력적인 증상을 보임(묶어서 8월 2일 용인정신병원에 입원).

30. 부친은 충격으로 직장을 관두고 낙향.

31. 10월 10일-묶은 상태로 국립정신병원으로 옮김.

32. 12월-병원에서 외박 나와서 집에 있던 중 자살기도(난간에 개줄을 묶고 목을 매었으나 줄이 끊어져서 살았다고 나중에 본인이 이야기 함).

33. 92년 4월-퇴원, 상태 좋아짐. 서울국립병원 낮병동에 다니면서 문예반과 편집 활동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