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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원진' 350명 명동성당 농성 돌입 24일

고용보장 직업병 대책 마련요구

'원진백서'도 간행

원진레이온 노동자와 원진 직업병 환자 350여명 등 [원진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황동환)는 24일 오후 1시 30분에 명동성당에서 원진 노동자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이루어지는 원진레이온의 파산에 반대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18일 원진레이온의 법정관리인인 산업은행 측이 [원진비대위]에 밝힌 잠정안은 현재 근무하는 노동자 전원에게 검진비용으로 20만원씩 지급하고, 폐업수당으로 통상임금의 6개월 치를 지불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진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88년이래 원진직업병 발병추세가 계속증가하고 있고, 올해 8월에만도 13명이 직업병 판정을 받은 사실을 강조하면서, "20만원의 검진비용과 6개월 치의 통상임금으로 원진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서 그는 "진실로 원진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사가 있다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린 원진 문제를 이렇게 가볍게 보지 않을 것"이라면서 성실한 태도를 보일 것을 촉구하였다.

[원진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에서 밝힌 연도별 직업병 발생현황은 81년 1명, 87년 4명, 88년 25명, 89년 11명, 90년 29명, 91년 45명, 92년 92명, 93년 8월 현재 73명 등 270여명이고, 이중 퇴직자가 180여명으로 66%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볼 때 원진 직업병은 퇴직자 중에서 더욱 많이 발생하는 진행성 질환으로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많은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7월 20일, 21개 노동관련단체가 모여 결성한 [원진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원진레이온 문제의 해결과정에서 문민정부가 진실로 노동자의 고통을 함께 하려는 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원진 문제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산업화의 과정에서 생긴 어두운 그림자의 일부"로서, "언제 직업병이 발병할 줄 몰라 불안과 초조에 떨며, 취업이 가로막혀 먹고 살길이 막연한 원진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현정부가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농성기간 중 청와대, 노동부, 재무부, 민자당 등 정부기관 항의방문이 이루어지는 한편, 25일(수) 9시에 [원진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대표자 연석회의가 개최되며, 28일(토) 3시에는 {원진 직업병 대책과 재취업 보장을 촉구하는 산재직업병 추방결의대회}가 명동성당에서 있을 예정이다.


백서발간

한편 [원진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이 농성투쟁에 발맞춰 <어제는 산업역군, 오늘은 산업폐기물>이라는 제목의 약80쪽에 이르는 원진 직업병 백서를 펴내어 오늘부터 배포에 들어간다. 이 백서는 원진레이온 회사의 역사소개, 직업병 환자와 작업환경, 직업병 환자 발생현황, 직업병 인정투쟁사, 원진레이온의 폐업에서 파산신청까지의 경과, 원진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원진 직업병 특별법(안)'의 내용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원진레이온 투쟁의 생생한 역사를 담고 있다.(천 원:0346-67-3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