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노태훈 씨 구속적부심 기각

사법부, 국보법에 대한 태도 여전

서울형사지방법원 이흥복 부장판사(배석 : 안영진 서정걸 판사)는 노태훈 씨 담당변호인 천정배, 이오영 변호사가 8월 3일 제출한 구속적부심을 기각하였다.

서울형사지법 315호실에는 열린 적부심 심리를 노태훈 씨 어머니, 민가협 회원, 출소장기수, 조용환 변호사, 사랑방 회원 및 노태훈 씨가 활동했던 민족건강회 회원 15명 등 30여명이 10여명도 들어갈 수 없는 재판정을 꽉 메운 채 방청하였다.

"경찰은 10일 동안 매일 증거도 없이 재일동포 이철씨, 정경모씨, 사진작가 마키타 씨, 조무하 씨, 손병선 씨 등과의 관계를 간첩혐의로 단정하고 자백을 강요하였다. 그러다가 경찰은 결국 {빼앗긴 세월을 되찾기 위하여} 문구 몇 자를 가지고 '이적표현물' 소지혐의로 송치하였으며, 검찰 또한 7월 26일까지는 '이적표현물' 소지혐의에 대한 수사를 마치고, 그후 경찰에서의 수사내용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 일본에서 만난 사람들을 무조건 조총련과 연계되었다고 생각하는 낡은 냉전이데올로기에 젖은 수사관들의 무리한 수사였다"고 그간의 수사과정을 밝혔다.

이어 노태훈 씨는 "민가협에서 활동하면서 40여 년 이상을 감옥에서 살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사상이나 이념보다 민족공동체의 일원인 그분들의 자기희생이 중요하며, 사회에 복귀할 때 '빨갱이' '간첩'이란 낙인을 찍는 현실에 안타까웠고, 그분들을 원호하는 것이 젊은이의 책무라고 생각하였다"고 장기수후원사업을 하게 된 동기를 말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소감에 대해서 "지난 군사독재와 관료체제 아래서 관과 민, 개인과 개인, 사회와 사회, 집단과 집단의 불신이 이제 대화의 물꼬를 터 가는 상황에서 '책자'를 이유로 구속되었다는 사실이 황당하였다. 국보법 7조 5항 '이적표현물 소지죄'는 이제 사문화 되어 가고 있다. 지난해 인권에 관한 정부보고서에 대한 유엔인권이사회의 심사에서 많은 지적을 받았던 이 조항은 건강한 사회를 회복하는 데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고 있고, 국내외의 우려를 급증시키는 낡은 조항으로 시급히 극복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피력하였다.

퇴정하던 노태훈 씨는 "김영삼 정부 최초의 이적표현물 소지죄이니 열심히 싸워봅시다"라고 방청석을 향해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