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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인 인터뷰

“우리의 노동조건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고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이미숙 님을 만났어요

오랫동안사랑방과 함께 활동해온 반월시화공단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 활동가 이미숙 님을 만났습니다. 10월에는 월담노동조합이 창립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랑방 후원인들에게 자기소개 좀 해주세요.

월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미숙이예요. 반월시화공단 불안정노동자를 조직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주인님 두 분(금놈, 은놈)과 동거를 하고 있고요. 주인님 외에 1명과 함께 살고 있어요. 유기묘를 구조해서 임시보호를 했는데, 입양되지 않았고요. 예전 이름은 큰놈이, 작은놈이었는데 키우기로 결심하면서 이름을 새로 지어줬어요. 이 친구들이랑 같이 살기 전에는 동물권이나 기후환경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어요. 만나고 나서 동물권과 기후위기에 관심이 생겼어요. 나의 의식이 확장된다는 것이 너무너무 신기했죠. 고양이가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더라고요. 그냥 인연은 없어요.

월담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불안정노동철폐연대에서 공단노동자를 조직하는 일을 같이 해보자고 제안해줬어요. 처음에는 좀 고민을 했어요. 사실 반월시화공단은 제가 20살 때 일을 했던 곳이거든요. 10년 정도 작은 볼펜 만드는 공장에서 일을 했었고 공단노동자들의 불안정한 노동에 대해 고민을 해왔거든요. 결국에는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2013년도부터 활동을 시작했어요.

월담 소개를 부탁드려요.

2013년 준비기간을 갖다가 10월 도움닫기 대회를 시작으로 월담이 만들어졌어요. 7년 정도 활동을 해오면서 다양한 시도, 실험을 해왔어요. 공단노동자들을 계속 만나오면서, 공단이 어떠한 상태인지, 그들의 노동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해가는 과정이었어요. 공단이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 제도들이 만들어져야 하고 무엇이 바꿔야 하는지 계속해서 고민했어요. 그런 이야기하는 과정들을 이어왔어요. 열악한 노동조건을 바꿔내기 위해서 노동자들에게 모이자고 말해왔어요. 그 힘으로 공단노동자들과 함께 공단을 바꿔가는 활동들을 그리고 있고요.

월담 활동에서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은?

쉽게 모이지 않더라고요. 왜 안 모일까?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더라고요. 변화의 가능성이 없을 거라는, ‘공단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변하지 않을 거야.’ ‘변화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이것 때문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우리가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줘 왔나 하는 고민이 들었어요.

실태조사 과정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하시는 분들을 만났는데, 임금체불을 겪고 있었어요. 회사에 대응하고 체불임금을 받아내는 과정을 그분들이 스스로 움직여서 만들어갔어요. 당시에 현장에서 취업규칙 변경도 회사 마음대로 했는데, 거기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바꿔가는 과정도 있었어요. 그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이런 거는 안 되는 줄 알았는데, 체불임금 못 받는 줄 알았는데 얘기하니까 되네? 움직이니까 되네?’

우리의 노동조건이 얼마든지 변할 수 있고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들을 말로만 해왔지, 실제 눈으로 보는 것은 정말 다르더라고요. 실제 경험을 하고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변화의 가능성을 확인해 가는 과정이 중요하고 이를 월담이 했으면 좋겠더라고요. 어떻게 할 건가 고민했어요. 의제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겠다고요. 성과를 통해서 공단 노동자들에게 희망이라는 것을 가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그 작업을 지금 노동조합의 형태로 시도해보려고 하고요. 지난 1년 동안 쭉 논의를 해왔어요. 올해 10월에 월담노동조합으로 전환해서 활동을 해보려고 해요.

개별사업장을 상대로 ‘당신이 그 회사의 노동조건을 바꾸세요’ 이게 가능한가 하는 고민에서 시작했어요. 월담은 개별사업장을 상대로 싸움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단지역을 대상으로 싸움을 하겠다는 거예요. 공단노동자가 회사를 옮겨도 멀리가지는 않더라고요. 한번 해봤던 일 혹은 비슷한 조건의 회사로 옮기더라고요. 물론 다른 공단지역을 가는 경우도 있지만, 반월시화공단 울타리 밖을 쉽게 넘어가지는 않더라고요. 개별사업장을 상대로 ‘당신이 희망을 찾으세요’ 이건 정말로 공허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고요. 지역 전체를 올리는 싸움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자체와 공공기관, 사용자단체들을 대상으로 공단지역의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해나가는 거예요. 공단에 대기업의 하청회사들이 많이 오는데, 원청 대자본이 책임지게 하는 것도 해야 하고요. 이런 활동들을 해나갈 때 월담이 노동자권리찾기모임보다는 노동조합으로 활동하고 움직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겠다는 기대가 있어요.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인권이 어려웠고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나와는 먼 활동, 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죠. 인권운동사랑방과 함께 처음 월담 시작할 때는 “공단노동자 조직하는 일을 같이 한다고? 이 사람들은 뭐지?” 싶기도 하고... 그냥, 인권이라는 다른 분야의 단체가 함께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사회 곳곳마다 보이는 곳, 다양한 곳에 인권이 녹아있더라고요. 크게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같은 고민을 하며 함께 하는 사람들이라고 겪어보며 알게 되었어요. 사랑방 활동가들이 그런 생각들을 바꿔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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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시화공단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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