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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재난 불평등』 같이 읽어볼까요?

엊그제 인권운동사랑방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노란리본인권모임을 가지는 날이었거든요. 작년에 재난피해자의 권리 자료집과 핸드북을 함께 만들면서는 일주일이 멀다하고 사무실을 들락날락 거렸는데, 올해는 2월에 첫모임을 갖고 4월 초가 되어서야 두 번째 모임을 하게 된 것이니 정말 오랜만의 방문이었습니다.

올해 우리 모임은 뭘 할까 상의했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자원활동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모임을 꾸려가는 게 다소 조심스러운 일이 되었는데요. 조금은 시간의 여유를 두고 5월부터 다시 책읽기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로 함께 읽어보기로 한 책은 『재난 불평등 : 왜 재난은 가난한 이들에게만 가혹할까?』(존 C. 머터, 동녘, 2016)입니다.

어제 책 내용이 궁금해서 책방에 들려 책을 사고 <들어가는 말>을 읽어 보았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재난은 진실을 드러내는 만큼 가리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드러난 부분보다는 가려진 부분을 주로 살펴볼 것이다.’라고 말하더군요. 코로나 19라는 재난을 같이 겪고 버티면서 재난이 사회의 진면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窓)이 된다는 생각을 누구나 하실 것입니다. 코로나 19는 우리 모두를 덮쳐왔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가혹할 것이며, 재난은 그렇게 사회에 잠복해있던 불평등과 병폐의 구조를 드러내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저자는 재난이 진실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진실을 가리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재난이 만들어내는 뿌연 안개(재난의 안개 : fog of disaster)를 틈타 다시금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사회의 재편과정이 벌어지게 된다는 것 같은데요. 이와 관련해 저자가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을지 적잖은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19라는 재난의 상황에 노란리본인권모임이 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성찰의 주제라는 생각도 들고요.

이제 홍보를 좀 해도 괜찮을까요? 노란리본인권모임이 『재난 불평등』읽기를 시작하기로 한 날은 5월 7일(금)입니다. 330쪽 짜리 책인데, 2~3주에 한번 모일 때마다 100쪽씩 천천히 읽어나갈 생각입니다. 이 소식지를 받아보는 사랑방 후원인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싶습니다. 소개가 늦었습니다만, 노란리본인권모임은 재난과 인권에 대해 고민하고 활동하기 위해 인권운동사랑방이 꾸린 자원활동가 모임입니다. 싱그러운 5월을 『재난 불평등』을 같이 읽어보며 만나는 것으로 시작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