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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모두에게 계획을 세울 수 있는 2013년이 되었으면......

모두에게 계획을 세울 수 있는 2013년이 되었으면......
정록(상임활동가)

새해가 시작되면,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부터, 신년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올해는 유독 새해가 새해 같지 않네요. 지난 대선 직후부터 연이어 노동자들이 목숨을 끊고, 일터에서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전국 곳곳의 농성은 끝이 안 보이는 우울한 소식들만 이어져서 그럴까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언제나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고, 사고도 생기고 그러면서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은데, 2013년은 왜 이렇게 낯설까요? 누구 말마따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답답함 때문인 것 같아요. 지난 한 해 안 좋은 일 다 털어내고, 새해 계획을 세우기에는 우리네 삶이 너무 불안한 게 아닐까요? 살고 있는 집 재계약이 가까워오고, 직장에서도 계약서를 새로 써야 하는데, 내가 2, 3년 뒤에 어디에서 살고,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감이라도 잡혀야 ‘계획’이란 걸 세울 수 있으니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삶은 ‘자유로움’ 이런 것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아요. 매일 불안에 떨면서 살거나, 내일이 안 올 것처럼 현재를 사는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구요. 윽, 너무 우울한 이야기만 했네요. 올해 20주년을 맞는 사랑방은 작년부터 ‘20주년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사랑방 운동 평가와 앞으로 전망에 대한 논의를 빡세게 해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계획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이렇게 됐어요. 저한테는 2013년이 새로 시작되는 기분은 아직 안 들어서요. ‘장기 2012년’ 같아요.^^ 개인적으론 워크숍 논의가 매우 힘들었는데, 생각해보니 이렇게 함께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게 축복이네요. 함께 하는 동료들과 그리고 후원인들 덕분에 무려 20년을 되돌아보고, 장기적인 전망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게요. 그래도 좀 심하긴 했어요. 활동 시작한 지 1년 갓 지난 저에게는요. 그래선지 사랑방 다른 활동가들이 저보고 1년 사이에 많이 늙었대요. 틀린 말은 아닌 게 1월 중순에 경주여행을 갔었는데, 석굴암 오르는 것도 왜 그렇게 힘들던지요. 저도 누구처럼 2013년을 음력으로 이번 설 이후에 시작해야겠어요. 혹시 저처럼 2012년 후유증에 시달리는 분들이 있다면 설 이후부터 힘찬 2013년을 시작하세요!!!! P.S. 참, 경주에 있을 거라 생각했던 유명한 문화재들이 서울에 많더라구요. 역시 좋은 건 다 서울로~. 뭐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으니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구요. 그리고 천마총 앞에 정록쌈밥 집이 있다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갔어요. 혹시 경주 가실 일 있거든 가보시고 품평 좀^^. 저 관계자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