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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돋움’같이 할래요?

‘돋움(활동가)’이라고 불리는 것이 여전히 낯설고 간지러운 지금 - 하긴 이제 한 달 되었으니 당연하지 싶지만 - 돋움 ‘인사글’ 제안에, 어떻게 써야 하나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다. 아까부터 자꾸 귓가에서 웅웅거리는 것은, “누구냐, 너?”

내가 생각하는 돋움(활동/활동가)
사랑방에서의 활동은, 격정적인 삶의 굴곡보다 지리한 일상의 고통을 선택한 내게, ‘지금 여기’에 낮고 작지만 여러 빛깔 목소리가 있음을 알려주고 그 목소리와 같이하자며 손짓한다. 어느새 (나는) 그 목소리가 (그 자체로 온 우주인, 하나하나의) ‘나’의 목소리임을 깨닫고, 더불어 더 큰 울림 만들자고 어깨동무하자는 이들과 나란하려 한다. 이제는 내가 먼저 다른 이에게 어깨동무할래요? 라며, 이야기 걸고 팔을 벌린다. 때로는 깨금발도 하고 폴짝거리며 신나게 파도타기 한번 시도해보기도 한다. 팔이 저리다는 다리가 아프다는 옆사람 위해, 또는 팔이 저릴까봐 다리 아플까봐 서성이는 동무를 위해, (더 큰 발돋움을 위한) 엉거주춤 똥 누는 자세도 한번씩 취해보기도 한다. 물론 아직 ‘한다’보다는 ‘하고 싶다’인 것 같지만 그게 돋움활동 아닐까 싶다.
한편 ‘하고 싶다’와는 또 다르게,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자리 잡지만, 적어도 똥 누는 자세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돋움, 같이 할래요?

    가 : 어ㄹ, '돋움'이라고요?
    나 : 으흐흐, 같이 해요~
    가 : 무슨~ 아무나 할 수 있는 건가?! 그대라면 잘할거야~
    다 : 무슨 소리! ‘아무나’다, 하하하. 아무나 할 수 있다구~
    나 : 맞아맞아! 같이 하자~



물론 여기서의 '아무나'가 정말 '아무나'를 뜻하는 건 아니겠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라면 적어도 '정말 아무나'는 아닐 거라 여겨진다(적어놓고 보니, '아무나'라는 말에 모두를 넣어 내 멋대로 가른 것 같아 왠지 걸리기도 하지만). 사랑방에서의 소통,에서 자유로움을 느끼고 사랑방에서의 활동이 일상에서 살아가는 힘이 된다면 분명히...!
사랑방에서 종종 보았던 ‘가’와의 짤막한 대화에서처럼, 사랑방에서 만난 인연들에게 계속 같이 하자고 조를 것이다. 물론 조른다고 넘어올 이들도 아니라는 걸 알고, 사실 그런 걸(같이 하재서 한다는) 원하는 것도 아니라는 걸 (그이들도) 알 테니, 마음 동하게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싶지만. 언젠가 ‘돋움?’ 이라며 망설이던 내게 ‘다’가 했던 말처럼, “(잘은 몰라도) 하지만 확실한 건 같이 활동하면 재미있겠지? 여태처럼 말이야!" 라는 거다.

* 돋움‘인사글’을 제안받았는데 왠지 엉뚱한 쪽글이 된 것 같아 걱정입니다. 하지만 새삼스레 ‘인사’라는 것도 그렇고 그냥그냥한 마음으로 ‘돋움, 한번 생각해보시라~’ 라는 뜻 담아 띄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