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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성명서] 하이텍 노동자들의 산재승인을 촉구한다

■ 성명서

하이텍 노동자들의 산재승인을 촉구한다

하이텍 노동자 13명이 산재요양을 신청한 지 벌써 4개월이 지났다. 사측이 조합원 감시와 차별 등의 노조탄압을 자행한 시간의 무게는 ‘우울증을 수반한 만성적 적응장애’로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남아있다. 지난 5월 27일 전원 불승인 통보가 나온 후 하이텍 노동자들을 비롯하여 노동자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은 철야노숙농성에 돌입했다. 그런데도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불승인 입장을 고집하고 있으며 하이텍 노동자들이 재심청구까지 했는데도 묵묵부답이다.

하이텍 노동자들은 갖가지 인권침해에 노출되어 있다. 철야농성장에 대한 경찰의 감시와 탄압뿐만 아니라 단식농성을 시작하려던 지난 8월 17일에는 테러진압을 임무로 하는 경찰특공대를 투입하여 농성자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하였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현실의 근원에는 노동자 건강을 둘러싼 대립이 있다.

건강하게 노동할 권리는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며 근로복지공단은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해 적극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다. 청구성심병원, KT 등의 노동자들을 보며 우리는 현장에서의 노동자 탄압이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해치고 있으며 그 심각성이 날로 더해갈 것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었다. 근로복지공단은 노동자의 정신건강이 침해되지 않도록 시급히 이에 대한 예방책들을 강구해야 할 것이며 그 시작은 하이텍 노동자들에 대한 산재 승인일 것이다.

CCTV를 비롯한 각종 노동자 감시수단에 대한 노동부의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하이텍 노동자들은 사측의 감시와 차별로 인해 “조합원들끼리 얘기할 때도 누가 들을까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많은 노동자들은 CCTV 도입 이후의 부정적 영향으로 ‘건강 악화’를 들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교묘하고 비열해지는 노동탄압에 대해 노동부는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엄단하기보다 용인하는 등 사측이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짓밟는 데 대해 속수무책이다.

우리는 인간의 존엄을 위해 투쟁하는 하이텍 노동자들과 함께 분노한다. 노동의 현장이 인간다운 삶을 실현해나가는 즐거운 공간이 되기는커녕 각종 질환으로 노동자들을 내모는 골병의 현장이 되어가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하이텍노동자들에 대한 산재불승인은 근로복지공단의 직무유기일 뿐만 아니라 인권에 대한 모독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05년 9월 9일

다산인권센터 민변 노동위원회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사회진보연대 새사회연대 안산노동인권센터
원불교인권위 인권운동사랑방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평화인권연대 (이상 11개 인권단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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