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의 편지

사랑방 자원 활동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1월부터 자원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은지라고 합니다. 대략 10개월 활동한 셈이 되네요. 처음에는 어색한 분위기에 낯도 가리고 다른 활동가분들과 과연 친해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제는 많이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가 그냥 제가 사랑방 자원 활동을 하면서 생각했던 것을 자유롭게 말해 보려 해요. 개인적으로 제 속마음을 밝히는 것을 그다지 안 하는 편이라 조금은 부끄럽네요.

저는 사랑방에 대해서는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들어올 때 많은 기대를 하고 들어왔어요. 아직 학생이고 올해 초에 좀 한가했는데 그러다 보니 사랑방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제가 사랑방에 들어가기 이전보다 더욱 집회를 나가거나 세미나를 하거나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짧은 10개월 동안 사랑방 활동을 평가해보자면 저 스스로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스스로 여러 가지 핑계와 합리화를 내세워서 반월시화공단에 한 번도 찾아가지 못했고, 세월호 사태에도 메이데이 이후로는 연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 자원활동가 모임에서 인권 관련 책을 읽는 세미나를 하고 있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전까지는 인권이라는 가치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반성이 됩니다.

그리고 다른 여러가지 활동들을 하는데도 스스로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집회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집회는 연대하기 위해 가는 것이지만, 집회에 간다는 행위가 단순히 집회에 사람이 한 명 늘어나 힘을 보태준다는 의미로 끝나서야 될까 의문이 듭니다. 집회에 가면 민가도 들을 수 있고 사람들과 다 같이 분노도 하고 다짐을 할 수 있고, 또한 힘찬 분위기를 통해 스스로도 힘을 얻습니다. 그렇지만 집회 일정이 있을 때 수동적으로 집회에 가서 보는 것을 넘어서서, 어떻게 더 적극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고민이 듭니다. 제가 사랑방 자원활동가로서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렇게 느끼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나의 운동을 만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그렇지만 조금 아쉬울 뿐 사랑방 활동을 하면서 지금까지 보냈던 시간들이 의미가 없다던가, 후회된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저는 지금 이 시간들이 내가 관심 있어 하는 것은 무엇이며, 무슨 운동을 어떤 방식으로 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이 고민들이 보이지 않고 막막한(ㅜ) 저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고민하면서 사랑방 자원활동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