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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보자 폴짝] 독불이, 너 자꾸 그럴래?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데…

저기요, 우리 반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독불이는 키도 크고 힘도 무척 세요. 공부도 꽤 잘하는 편이고 무엇보다 집이 잘 살아 없는 장난감이 없어요. 요즘 ‘인기 짱’인 온라인 게임 캐시카드도 아이들한테 선뜻 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다들 독불이의 말이라면 그냥 잘 따르는 편이에요. 게다가 아이들이 자기 뜻에 따르지 않으면 여간 심통 부리는 게 아니라서, 다들 속으로는 어떤지 몰라도 독불이랑 사이좋게 지내려고 노력해요. 하여튼, 다들 독불이의 눈 밖에 날까봐 조심조심하지요. 그런데 그런 독불이한테 뭐라고 하고 주먹을 휘둘렀으니, 하루 종일 교실이 시끌벅적 - 난리도 아니었다니까요. 하긴 독불이랑 한바탕 한다면 존심이일 거라고 모두들 생각했지만, 그래도 깜짝 놀랐지요.

음~ 존심이는요, 유난히 지기 싫어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편이죠. 자존심 강한 개성파라고나 할까? 동무들이랑 어울리기보다 자기만의 일에 빠져있는, 괴짜로 통해요. 이런 아이들을 ‘아웃사이더’라고 하기도 한다죠? 그래서 모두들 존심이를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있잖아요, 뭔가 다른 ‘좀 특이하네’ 싶은 아이.

나는 존심이와 제법 오랫동안 옆자리에 앉았어요. 처음에는 엄청 티격태격했어요. 존심이 행동 하나하나가 왜 그리 마음에 안 들던지! 그건 존심이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우리는 짝꿍이지만 사이가 유난히 안 좋아, 크게 싸운 적도 여러 번 있었답니다. 그 때마다 독불이는 늘 내 편이었어요. 그래서 나는 독불이랑 사이가 더욱 좋아졌지요.

하지만 이제는 존심이랑도 싸우지 않아요. 심지어 어려울 땐 서로 돕기도 한다니까요. 준비물도 서로 빌려주고 말이지요. 사실 오래 전 옛날에 나랑 존심이는 한 가족처럼 지내던 때도 있었답니다. 그런데 독불이가 나랑 존심이 사이를 질투하기 시작했어요. 독불이는 유난히 존심이를 미워하면서 나를 꼭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했으니까요. 다른 아이들은 모두 독불이 말에 고분고분한데 자존심 센 존심이는 독불이 말을 잘 듣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독불이는 다른 아이들이 존심이랑 친하게 지내지 못하게 방해했어요. 그리고 준비물도 빌려주지 못하게 했죠. 그러자 존심이도 막 화를 내며 독불이에게 더욱 더 대들었어요.

솔직히 나는 독불이와 존심이가 그렇게 싸우는 게 무척 불안했어요. 그러다가 싸움이 붙기라도 한다면 괜히 옆에 있는 내가 한 대 맞을까봐 무서웠죠. 난 잘못한 것도 별로 없는데……. 독불이는 힘이 세니 독불이 말을 무시하지도 못하겠고, 또 존심이와는 친하게 지내고 싶어도 독불이 눈치가 보이고. ‘대략난감’이죠. 그런데 독불이가, 존심이와 놀지 말라면서 계속 존심이랑 놀면 안 껴준다고 애들한테 윽박지르고, 존심이를 점점 더 못살게 굴었어요. 그러자 존심이도 더는 참지 못하고 주먹을 꽉 쥐고 팔을 벌려 마구 휘두른 거예요. 다행히 존심이 주먹에 맞은 사람은 없었지만, 주변에 앉아있던 동무들이 하마터면 맞을 뻔 했어요. 물론 나도 맞을 뻔 했고요. 그 바람에 우리 반 아이들 모두 정말 놀랐지 뭐예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요? 독불이는 ‘역시 존심이는 이상한 애’라며 이참에 혼을 내야 된다고 말하고 있어요. 주변에 있던 동무들도 놀라며 독불이 말에 맞장구를 쳤지요. 나요? 글쎄요. 그래도 나는 짝꿍이어서 그런지 요즘 머릿속이 정말 복잡하답니다.

* * * * *

혹시 동무들은 이런 적 없나요? 만약 위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를 둘러싼 상황이라면요?

며칠 전부터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북한 핵실험’이라는 말을 봤을 거예요. 핵실험이 어쩌고 저쩌고, 대북제재가 어쩌고 저쩌고… 정말 어려운 말들로 가득한 텔레비전과 신문. 하지만 아무도 동무들에게 이야기해주지 않고 어른들은 심각한 얼굴로 이상한 말들을 주고받아요. 그래서 우리나라와 미국, 북한을 나랑 독불이, 존심이의 이야기로 엮어보았답니다. 어때요? 이제는 좀 이해가 가나요?


이래야 한다구요!

얼마 전, 북한은 다른 나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했어요.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땅 속에서 핵을 터뜨려보는 실험을 말이지요. 그래서 바로 이웃인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은 깜짝 놀랐고요. 아니, 전세계가 깜짝 놀랐죠. 미국은 ‘북한은 역시 나쁜 나라(악의 축)’라며 북한을 더 강하게 압박하려 하고 있답니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어찌 되었건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은 큰 잘못입니다. 왜냐하면 무시무시한 무기로는 평화를 이룰 수 없으니까요. 오히려, 북한의 핵실험은 이웃 나라들을 긴장하게 만들어 전쟁의 씨앗을 틔우는 일이라는 걸 알아야 해요! 그리고 아무 상관없는, 수많은 남·북한 주민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도 북한은 알아야 해요.

한편, 북한이 핵실험을 ‘왜 했는지’도 꼼꼼히 살펴야겠지요.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인을 알아야 하니까요. 미국은 독불이가 존심이한테 그랬던 것처럼, 북한이 다른 나라와 자유롭게 무역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어요. 특히 농기계와 비료, 컴퓨터 같은 생활필수품이 북한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답니다. 농기계와 비료 없이 농사짓기란 참 힘들겠죠? 안 그래도 먹을 게 풍족하지 않아서 고생하고 있는데 말이에요. 그리고 컴퓨터가 없는 생활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어요? 게다가 미국은 북한을 대상으로 선제공격까지 할 수 있는 군사 훈련을 우리나라와 함께 매년 실시하고 있어요. 매년 미국과 같은 힘 센 나라가 우리를 공격하는 군사 훈련을 한다면 얼마나 무서울까요? 미국은 북한에 대해 경제적으로, 그리고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있는데, 이러한 일을 그만 두어야 해요.

손뼉도 부딪쳐야 소리가 난다는 우리의 옛 속담을 기억하자구요! 이제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의 잘못만 탓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할 거예요. 전쟁은 안돼요! 핵실험·핵무기도 안돼요! 우리는 평화를 원한답니다. 평화를 통해서 평화에 이를 수 있다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