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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전용철범대위 농성단, 청와대 앞으로 전진

농민을 살해한 경찰, 기자회견까지 방해

‘농업의 근본적 회생과 고 전용철 농민 살해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아래 전용철범대위)’ 소속 국민농성단은 지난 달 30일부터 광화문 열린공원에서 지속해오던 농성을 13일 청와대 앞으로 옮겨 고 전용철 농민 살해 책임자 처벌을 더욱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찰이 농성장 이동을 막아서고 나서 결국 청와대 앞에 천막을 치지 못한 채 차가운 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노상농성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은 전국농민회총연맹 대표자들만 참석해서 반쪽짜리로 이루어졌다.

▲ 기자회견은 전국농민회총연맹 대표자들만 참석해서 반쪽짜리로 이루어졌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국농민회총연맹(아래 전농) 각 도 대표들은 “전용철범대위에서 고 전용철 농민이 경찰의 살인진압에 의해 사망에 이르렀다는 분명한 결론을 확인하였는데도 경찰은 국과수의 부검소견을 고의적으로 왜곡하여 사건의 진실을 호도하고 지속적으로 은폐하는 반인륜적인 모습을 계속하고 있다”고 경찰을 규탄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더 이상 전용철 농민의 죽음과 지금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홍득표 농민을 외면하지 말고 떳떳이 국민 앞에 나서 겸허히 사과하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약속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신자유주의 개방정책에 의해 생산의 기쁨을 뒤로 한 채 운명을 달리하는 농민들이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있도록 농업회생의 근본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전농 문경식 의장은 “하루라도 빨리 전용철 열사의 장례를 치르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길거리 농성을 하기로 했다”며 “경찰들이 아무리 막더라고 얼어 죽을 각오를 하고 노상에서 농성을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광화문 열린공원에서 청와대 앞으로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출발한 국민농성단은 기자회견장인 청운동사무소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노상에서 경찰병력에 의해 감금됐다. 결국 2시로 예정되어 있던 기자회견은 전농 대표자들만 참석한 채 3시 반이 넘어서 시작됐다.

국민농성단은 경찰에게 막혀 천막을 청와대 앞으로 옮길 수 없게 되자 “낮에는 청와대 앞에서 노상농성을 진행하고 밤에는 광화문 열린공원에서 천막농성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살인진압의 진실을 알리고 민중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농성단의 투쟁은 뼛속까지 파고드는 겨울 칼바람 속에서도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