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집시법 또다시 개악?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 집시법 신고조항 개악안 발의

국회 행정자치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아래 집시법) 6조 신고조항 개정안에 대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현행 집시법 제6조 제3항은 "주최자는…신고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신고서에 기재된 집회일시 전에 관할경찰관서장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이 대표발의한 집시법 개정안은 제6조 제6항으로 "(취소) 통지 없이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나머지 기간의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할 수 없으며, 그 옥외집회 또는 시위 기간 종료일부터 7일 이내에 같은 목적으로 그 주최자·연락책임자·참여단체구성원 또는 참여자 명의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주최할 수 없다"를 신설하도록 하고 있다.

또 제7항으로 "허위신고(위장신고·유령신고·신고내용불이행을 포함함)가 총3회 이상일 경우 그 후 2월간은 집회신고를 할 수 없다"도 역시 신설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상대방의 집회를 원천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경쟁적으로 집회신고를 한 후 실제 집회를 하지 않거나 형식적인 집회에 그치는 등 타인의 집회 및 시위의 권리를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허위신고를 제재할 근거를 규정함으로써 정당한 집회 및 시위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제안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는 "신고된 집회의 미개최율이 2003년에 95%가 넘었고 2004년에는 92%가 넘는 실정이라 '위장집회'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은 있으나 이번 개정안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도록 악용될 소지가 너무 크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권 변호사는 "개정안은 집회 미개최 시 연대 책임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서 집회신고를 했다가 집회를 개최하지 않았을 경우 그 노조의 노조원 역시 집회를 개최할 수 없게 되고, 심지어 회사가 집회를 개최하지 않았을 시 그 소속 노조까지도 집회를 할 수 없는 '우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또 권 변호사는 "현행 집회신고 자체가 신고 사항이 과도한 상황에서 개정안 제7항의 '신고내용불이행' 조항은 경찰의 자의적 해석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으로 사실상 집회를 허가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위헌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도 15일 성명을 발표해 "개정안은 집회·시위를 기본권으로 보장한 헌법 정신의 취지에 입각한 진지한 성찰에서 출발하기보다는 경찰의 통제와 규율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개정안의 취지를 비판했다.

권 변호사는 위장집회 문제를 해결할 현실적인 대안으로 "동시집회를 보장하면 위장집회 신고가 아무런 실익이 없게 된다"며 "동시집회를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민변 등으로 구성된 '개악 집시법 대응 연석회의'는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국회 행자위 위원들에게 의견서를 전달하고, 기존 집시법 역시 집회의 자유를 현격히 침해한다는 판단 하에 집시법 전반의 대안을 마련해 9월 정기국회에 입법 발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