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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뛰어보자 폴짝] 끝나지 않은 5ㆍ18을 기억해요

"언니 오빠들이 봄비를 맞으며 노래를 부릅니다. 무덤속의 오빠들에게 들려주는 노래입니다. 안경 쓴 할머니가 비를 맞으며 엉엉 웁니다. 무덤속의 언니가 보고 싶은가 봅니다. 노래소리를 듣고 무덤 속에서 제비꽃이 피어납니다. 엉엉 우는 소리를 듣고 풀잎들이 할머니 머리를 만져줍니다. 5ㆍ18묘역에서는 비가와도 깃발이 펄럭입니다." - 김진경(출처 5ㆍ18 기념재단)

위의 시는 한 어린이가 5ㆍ18을 생각하며 쓴 시입니다. 동무들은 '5ㆍ18 민중항쟁'에 대해 알고 있나요? 지난 1980년 5월18일은 전라남도 광주에서 많은 사람들이 총을 든 군인들 앞에 목숨을 걸고 용감하게 싸웠던 날입니다. 이때 죽어간 많은 사람들의 용기와 그 죽음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올해도 5월 18일을 기념하고, 기억합니다.


5월의 광주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싸웠을까요?

여러분은 '독재정권'이라는 말을 알고 있나요? 힘으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막고 폭력으로 위협해, 나라를 차지하고 다스리려한 것을 말합니다. 5ㆍ18이 일어나기 전 18년이나 되는 오랜 세월 동안 독재정권 아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목소리를 자유롭게 내고, 나라의 일을 대통령과 정부만이 아닌 국민들이 뜻을 모아 결정할 수 있는, 억울한 차별과 불평등이 없는 사회가 되기를 바랬어요. 그런데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죽자 당시 군인이었던 전두환, 노태우와 같은 사람들이 다시 힘으로 독재를 하려고 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박정희 독재정권에 고통받은 사람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특히 광주의 시민, 노동자, 학생 등 많은 사람들이 독재를 반대하며 목소리를 높였어요. 광주의 외침을 통해 국민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올 것을 두려워한 군인 세력들은 서둘러 광주를 에워싸고, 무자비한 폭력을 사용해 사람들의 목소리를 막았던 것입니다. 이런 폭력 앞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지만, 광주의 많은 사람들은 물러서지 않고 힘을 합쳐 용감하게 싸웠습니다. 1980년 5월 광주의 외침은, 차별없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너무나 용기있고 아름다운 외침이었어요.


5월18일의 기념을 넘어 진실을 향해가요

나라에서는 5ㆍ18 민중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국가기념일로 지정했어요. 그런데, 우리는 1년에 한 번 5월18일을 기념하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요? 그것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많은 사람들의 뜻이 모두 전해지는 걸까요?

그런데 사실은 광주의 많은 진실들은 아직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2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누가 광주의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도록 명령했는지, 누가 사람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렀는지 그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어요. 그리고 폭력을 휘둘렀던 사람들은 변명을 하며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과 가족들, 살아남은 사람들, 그리고 국민들 앞에 잘못을 뉘우치지도 않았습니다. 국가에서는 사실을 밝히려고 하지도 않고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몇 푼의 돈을 주어 해결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진실'입니다. 상처의 치유와 진실을 찾는 일은 결코 돈만으로 해결될 수 없어요. 그래서, 5월 광주의 수많은 사람들의 외침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폭력 앞에서 용감하게 맞서 싸웠던 사람들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러한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진실을 찾아 그 의미를 새롭게 밝혀내는 것. 그것이 우리가 1980년 광주의 언니, 오빠, 아저씨, 아주머니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일입니다.

[생각해 봅시다] 과거의 진실을 찾기 위해 만든 '과거사법'을 알고 있나요?

1980년 5월의 광주로부터 25년이 지난 오늘, 과거의 진실을 찾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거예요. 그런데 과거에 일어났던 일 중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것은 광주항쟁뿐만이 아니에요. 한국전쟁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국군에 의해 죽었고, 독재기간동안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거나 죽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억울하게 어디론가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도 있어요. 5ㆍ18뿐만이 아니라 독재정권과 국가에 의해 일어난 일들을 묻어버려도 되는 걸까요? 죽음의 의문들을 풀고 조사하기 위한 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거나 고문당한 사람들, 죽은 사람들의 진실을 밝혀내고자 만든 것이 '과거사법'이에요. 그런데 이 법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진실을 찾기 힘들게 하는 법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나라에서 법을 만들어 진실을 찾겠다는데, 사람들은 왜 이 법이 부족하다고 하는 걸까요? 이 법이 많은 시간이 흘러간 사건이나 과거에 이미 판결이 난 사건은 조사하지 않고, 또 모든 국민 앞에서 열리는 청문회와 같이 공개조사를 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조사권한도 미흡하고 조사하는 사건도 일부에 지나지 않아요. 하지만 진실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으며, 우리 모두는 진실을 알고 기억하기 위해 과거를 알 권리가 있습니다. 때문에 과거의 진실을 예외없이 밝히는 과거사법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