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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 클릭! 인권정보자료 '불평등한 세계, 불평등한 죽음' -『아이들이 너무 빨리 죽어요』

지은이: 폴 방키뭉/ 옮긴이: 김미선/ 펴낸이: 서해문집/ 199쪽/ 2003년 12월


"아이들이 너무 빨리 죽어요." 2000년 7월 9일, 인구 9명당 1명이 에이즈 감염자로 알려진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에이즈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한 11세 소년 음코시 존슨은 정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을 호소하며 이렇게 말했다. 에이즈라는 무서운 질병을 안고 태어나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살아가다 결국 2001년 세상을 떠나야 했던 이 소년은 돈이 없어 의약품을 구하지 못해 죽어가고 있는 세계 민중의 상징이다.

세계보건기구의 2000년 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전세계 1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각종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으며, 그들의 대부분은 남반구에 살고 있고 단지 의약품을 구할 수 없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는다. 르몽드지의 의학 칼럼리스트 폴 방키뭉은 이 책에서 이렇듯 의약품을 둘러싼 '죽음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불평등한 세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고발하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시장 논리와 인류 전체의 생명권을 위한 요구는 동시에 실현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대부분의 의학 연구가 주로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돈 되는 질병'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가난한 나라의 가난
한 사람들은 '잊혀진 질병'과 시름하다 죽어가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과 만나게 된다. 또한 제약 특허권이라는 무기를 세계화함으로써 더 많은 이윤을 거둬들이고자 하는 제약회사들의 실체를 낱낱이 보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저자는 제약회사와 세계무역기구, 선진국의 횡포에 맞서 '의약품 접근권'이라는 기본적 인권을 얻어내기 위해 세계 민중이 벌이고 있는 치열한 싸움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