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평화는 군대를 통해 오지 않는다

11번째 병역거부자 영민 씨 위한 축하의 식탁 마련돼


"평화를 원하고 전쟁 없는 세상을 꿈꾸는 한 사람으로서 군대를 거부한다."

26일 또 한 명의 젊은이가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이로써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 평화주의와는 구별되게 반전평화와 사회변혁의 신념을 바탕으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이 11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병역거부자 모임 '전쟁 없는 세상' 사무실에서는 병역거부를 선언하는 영민 씨를 위한 축하의 식탁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영민 씨의 친구와 그가 활동하고 있는 노동문화방송 'Joy삶.net' 동료들, 병역거부자, 인권활동가 등이 함께 해 그의 병역거부 결정을 지지해 줬다.

영민 씨는 이 자리에서 "폭력이 또 다른 폭력을 낳는 것을 보면서 이 사회에서 침묵하며 살아간다면 인간의 존엄성은 지켜질 수 없고 이 사회의 민주주의는 발전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우리 역사가 전쟁에 대한 두려움으로 무기와 군사를 늘려 온 결과 일시적으로 평화는 올 수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그에 따른 두려움과 폭력으로 인한 인간성 상실로 지금보다 더욱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평화는 군대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며 군대가 존재하는 한 전쟁의 위험은 계속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영민 씨는 고등학생 시절 "인간의 존엄성과 민주주의는 인격이 형성되는 청소년 시기에 삶에서 체득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1995년 '중고등학생복지회'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인권운동사랑방 청년 후원자모임인 '꿈꾸는 사람들'에서 활동하던 도중, 병역거부자 오태양 씨와의 간담회를 통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미 2002년 6월에 병역거부를 선언했던 유호근 씨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많이 확산되었다"고 밝히고 "정신적 풍요와 행복을 위해 양심을 지켜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므로 병역거부자로서 힘든 점이 있더라도 병역거부를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영민 씨를 응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5일 서울지법은 종교적 이유로 예비군훈련을 거부해 기소된 이모(25) 씨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회적·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의무를 거부하고 대체복무를 요구하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 병역의무를 강제하고 있는 현행 법률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양심의 자유를 향한 길이 여전히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