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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무식한 정부·막무가내 대통령, 정신차려!

부안주민 상경…경찰청, 청와대 앞 항의집회 열어

"국민 없는 나라가 어딨어? 이런 대통령을 어떻게 대통령으로 인정해? 도둑놈 잡으란 게 법인데 아무 죄 없는 사람들 방패로 찍고 맥주병으로 치는 게 이게 법이여?"

25일 청와대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부안주민 장명순 할머니는 이렇게 울부짖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부안의 경찰폭력 피해자 20여 명을 포함한 부안주민 70여명은 이날 상경해 정부종합청사와 청와대, 경찰청 앞에서 차례로 항의집회를 열고 "이제는 목숨도 내놓을 수 있다"며 절박한 상황을 알렸다.

격포에 사는 김옥순 할머니는 "저녁마다 들어선 전경들이 노란색 잠바만 입어도 두들겨 패고 시장에 가려고 해도 집으로 돌아가라 한다"며 "이젠 까마귀떼(전경들)만 봐도 가슴이 두근두근해 못살겠다"고 하소연했다. 환자복을 입고 나선 황인기 씨는 "야당 시절에 민주화 부르짖으며 투쟁하던 노무현이 없는 사람 위해 살겠다고 대통령 되더니 이젠 못사는 우리 군민 말살하고 다 죽이려고 한다"면서 "노무현이는 각오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녹색대안국장은 "정부가 이렇게 미련하고 무식할 줄 어느 누가 알았겠냐"며 "노 대통령은 원칙과 억지를 구별할 줄 모르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결국 방패와 곤봉이 아니라 촛불과 삼보일배가 이길 것"이라며 "폭력경찰로부터 주민들을 지키고 양심을 지키기 위해 부안으로 내려가 '인간방패'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까마귀떼만 봐도 가슴이 두근두근"

이어 경찰청 민원실에 다다른 주민들 앞을 전경들이 가로막자 주민들 사이에서 "이놈들도 똑같은 놈들"이라는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휠체어를 탄 채 상경한 김용현 씨는 "우리가 막대기라도 들면 폭도라고 하고 지명수배를 때리면서 전경이 곤봉에 방패로 때리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다니 말이 되냐?"면서 "요즘 읍내에 달아놓은 현수막과 깃발을 전경들이 떼 가는데도 어쩔 도리가 없어 밤에 잠이 안 올 지경"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 그는 "우리는 발전 같은 건 원하지도 않는다"며 "예전처럼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더라도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울먹였다. 지난 19일 진압경찰의 방패와 곤봉에 맞아 허리와 다리를 다친 김 씨는 "우리는 공권력도 방패도 총도 안 무섭다", "결사항전을 각오했다"면서 경찰청장이 직접 나와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입원해 있다 상경한 김유찬 씨는 경찰의 음주진압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씨는 "아들 마중하러 가는 길에 전경들이 길을 막아 항의하다가 전경이 휘두른 맥주병에 머리를 맞았다"며 "따지도 않은 맥주병으로 맞아 맥주가 흘러나왔고 나중에 보니 전경들 있던 길거리에 맥주병이 아예 박스로 놓여 있더라"고 증언했다.


고집 못 버리는 대통령

한편 노 대통령은 25일 국무회의에서 "폭력적 집단행동 때문에 절차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다면 정부의 원칙과 신뢰에 심각한 손상을 받아 결국 무력한 정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 주민투표 실시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김종규 부안군수도 "지난 수개월간 일방적인 반대운동으로 부안 군민들은 균형 있는 정보로부터 차단돼 군민들이 자유롭게 자기의견을 말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4월 총선 후 6월까지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며 연내투표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부안대책위 고영조 대변인은 "물리적으로 못할 이유가 없는데도 시간을 끌려 한다"면서 "대통령이 지난 넉 달 간 이어진 부안 군민들의 고통을 하루빨리 끝내고자 한다면 원칙적인 말만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김 군수에 대해서는 "군민 의사도 묻지 않고 독단적으로 유치신청을 했던 그가 이제는 주민투표를 하자고 한다"며 "이미 군수 취급을 받지 못하는 김종규의 말에 논평할 가치도 못 느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