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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합의했으나 저소득층 살 곳은 없어

용두동(대전시 중구) 철거민 29가구 중 27가구가 특별분양에 참여하고, 대전시에서는 이들이 입주 전까지 생활할 가수용 시설을 제공하기로 지난달 30일 합의했다. 하지만 강제 철거 과정의 피해 보상과 주거환경개선사업의 문제점등은 건드리지 않아 그대로 불씨로 남게 됐다.

지난해 3월, 대전 중구청과 주택공사는 인구조사 설문지인 것처럼 꾸며 개발동의서를 받는 수법으로 소위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시작했다. 저소득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본래 목적과는 달리 중구청이 정한 대지 보상가로는 저소득층 주민들은 옮겨 살 곳이 없었다.

이에 주민들이 저항에 나서자 용역깡패들이 투입되는 등 인권침해가 잇따랐다. 지난 해 7월 18일 새벽, 용두동에 들이닥친 용역깡패들은 대부분 여성인 60∼70대 노인들을 무릎 꿇리고 저항하는 학생들을 집단 구타해 남아 있던 주민 42세대를 내쫓았다. 이들에게 구청이 제공한 것은 컨테이너 박스 3개뿐이었다. 주민들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4백일 넘게 중구청 앞에서 비닐움막에 의지해 노숙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달 19일 차세순 씨(64)가 뇌출혈로 쓰러져 구청과 주공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거세졌고,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 달 28일에는 구청이 비닐 움막마저 강제 철거해 대화 의지를 의심받기도 했다.

특별분양 참여 결정에 대해 대전지역철거민공대위 상임대표 김규복 목사(빈들교회)는 "특별분양 접수 마감이 임박했고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라는 점에서 주민들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하고 "하지만 1억 원이 넘는 입주비용 때문에 실제 입주자는 27가구 중 10%도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김 목사는 "이번 합의가 용두동 문제의 완전 해결로 해석되어서는 안된다"며 "주민동의 없는 사업의 돌입, 강제철거에 따른 피해, 건설원가 비공개 등 중구청과 주택공사의 책임을 계속 해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수용 시설이 완공될 때까지는 철거민들의 노숙 농성이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