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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권을 말하는 세 편의 독립영화

서울독립영화제 오늘부터 개막

서울독립영화제가 오늘부터 28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와 인사동의 미로스페이스에서 열린다. 단편, 중편, 장편 부문으로 나뉜 경쟁 부문과 국내외 초청부문으로 구성된 이 영화제의 상영작은 모두 60여편. 올해의 독립영화를 아우를 수 있는 축제이며 국내 유일하게 독립영화에 대한 경쟁영화제라고 주최 측은 자부한다.

상영작에서 '인권'영화를 살펴보면 <뻑큐멘터리>를 만든 최진성 씨의 신작 <그들만의 월드컵>과 부산영화제를 통해 첫 상영된 작품으로 재독 학자 송두율 씨를 기록한 서울영상집단의 <경계도시>, 그리고 서울 황학동 재개발 지역 철거동네를 담은 이승준 씨의 <폐허, 숨을 쉬다>가 있다. 이승준 감독은 2000년 인권영화제에서 인도 비하르 지역의 정치 갈등을 다룬 <보이지 않는 전쟁>을 선보인 적이 있다.

"'월드컵 유감!'이라고 말하면 4700만(?) 붉은 악마들에게 몰매 맞으려나?" 최진성 감독이 <그들만의 월드컵>을 시작하게 된 문제의식. 작품은 "온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하는 월드컵의 이상 열기는 현실의 억압과 모순을 가리는데 '비자발적'으로 동원되었다"고 비판하면서 월드컵에 가리워진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말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축구공을 만들다가 실명 위기까지 이른 인도 소녀를 취재했다. 작품은 '월드컵만큼'이나 이들의 인권이 소중하다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송두율 씨는 아직도 한국정부로부터 간첩혐의를 받고 입국 금지된 상태이다. 늦봄통일상 수상 차 귀국하려 했던 그는 당국의 사상시비로 입국이 좌절된다. <본명선언> 등으로 알려진 홍형숙 씨가 연출한 이 영화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억눌리고 있는 국내 현실을 송두율 씨의 삶을 통해 증언하고 있다. 국정원은 작품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감독과 프로듀서를 찾아와 내용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제작자들은 전하고 있다.

곧 파헤쳐질 철거지역에서 텃밭을 소중하게 가꾸고 있는 팔순의 할머니에게 카메라의 렌즈를 밀착시키고 있는 <폐허, 숨을 쉬다>는 생명을 가꾸는 손길과 파괴된 철거지역을 대비시킴으로써 개발 정책의 비인간성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상영작과 일정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인터넷 http://www.siff.or.kr/에 나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