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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재능교육, 교섭 지연…노조 무력화 시도

사측, 노조에 "단협체결시 조합원 총회 않겠다"는 문서 요구


재능교육 사측이 노조 활동의 관행을 트집잡으며 교섭을 지연 내지 거부해, 재능교육교사노조(아래 재능교사노조)의 자주적 노조 활동이 위기에 처해있다.

재능교육 교사들은 지난 99년 33일 간 파업을 벌여 노동조합을 만들고 특수고용직으로서는 이례적으로 2000년, 2001년 단체협약과 임금협약을 체결해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올해, 교사노조의 사측과의 교섭은 줄곧 가시밭길이다.

21일, 노조와 사측 간의 8차 실무교섭이 예정된 날이다. 그러나 노조 쪽 교섭위원들은 회사 정문 앞에서 가로막혔다. 유득규 재능교사노조 부위원장은 "사측은 노무팀, 인사과 직원들을 내세워 '오늘 교섭은 없으니 돌아가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일방적으로 교섭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사측은 이날 노조의 집회와 노조 교섭위원들의 체결권 문제를 교섭 거부의 사유로 들었다고 한다.

회사와 노조는 지난 달 24일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매주 화․금요일, 주2회 교섭을 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사측은 번번이 교섭을 지연하거나 거부해 거의 한 달이 지나도록 실질적인 교섭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조합비 및 간부 급여 가압류 철회 △부당해고 철회 △2002년 임금․단체협약 갱신 등을 주요 요구로 내걸었다. 지난 해 노조의 파업 이후,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해 노동조합비와 노조 간부 13명의 급여 50%가 매달 가압류되고 있는 형편. 또 사측은 노조간부 한명이 회원으로부터 걷은 회비를 조금 늦게 입금시킨 것을 공금횡령이라며 문제삼아 해고시킨 바 있다.

여민희 노조 7지부장은 "사측이 교섭 초기엔 가압류나 부당해고 철회 건이 교섭 대상이 아니라며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4차 교섭 때부터 21일 8차에 이르기까지는 노조위원장이 조합원으로부터 체결권한을 위임받았다는 문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며 제대로 교섭에 임하지 않고 있다. 사측은, 노조위원장이 사측과의 잠정합의 후 전체 조합원들의 의사를 묻는 절차를 문제삼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노조들은 의사결정의 민주성을 높이기 위해, 전체 조합원 총회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사측과의 합의안이 최종 확정되고 효력을 발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7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가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교섭권 뿐 아니라 단체협약 체결권한까지 갖는 것으로 개악되면서, 일부 사업장에선 노조와의 교섭을 회피하는데 이 조항을 악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김진억 조직2국장은 "이는 다른 사업장들에선 관례적으로 인정되는 것을 꼬투리 잡아,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