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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터뷰> 허영춘 유가협 의문사지회장

“의문사위원장, 녹화사업은 정훈교육?”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실에서 4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허영춘 유가협 의문사지회장을 20일 시내에서 만났다. 의문사 유가족들이 위원회 활동시한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 농성을 들어간 절박한 이유를 들어봤다.

◎ 최종길 교수 건 등 위원회가 진상규명에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들도 위원회에 많은 기대를 했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상황이 되었다.”


◎ 위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위원회가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도 하지 않고, 민주화운동과 관련이 없느니, 공권력이 개입한 사실이 확실치 않다느니, 법적 요건만 내세워 기각을 일삼아 왔다. 몇 사건 빼고는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면 대부분의 사건들이 기각된다. 한번 기각되면 다시는 진상조사 요구를 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억울하게 죽은 자식을 두 번 죽이는 꼴이 된다.”


◎ 위원장의 사퇴를 주장하는 이유는?

“가해기관들은 위원회에 비협조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위원장은 그런 기관들이 협조를 잘 하는 것처럼 호도하면서 가해기관을 감싸고돈다. TV에 나와서는 ‘녹화사업’을 정훈교육이라며, 국방부의 입장을 대변하기까지 했다. 이런 사람에게 사건을 맡길 수는 없다.”


◎ 그러면 위원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사하지 못하는 사건은 못하는 대로 남겨두어야 한다. 성과에 연연하기보다는 법적 권한의 강화를 요구해야 맞는 일이다. 강제소환권, 계좌추적권, 충분한 조사기간, 비밀 취급 인가증 발급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지금 이대로 위원회가 가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