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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벌금 못 내 감옥 가 이틀만에 사망

울산구치소 사망사건, “국가인권위에 진정하겠다”


벌금을 못내 노역형을 받기 위해 구치소에 들어간 사람이 이틀도 채 안 돼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울산시 북구에 거주한 구 모(40)씨로 구씨는 올해 초 음주운전으로 벌금 247만원을 부과 받았으나, 일정 직업이 없어 벌금 납부를 못해왔다. 이에 검찰은 11월 들어 구씨에 대해 형집행장을 발부했고, 결국 벌금을 못 낸 구씨는 노역형을 받기 위해 17일 오전 울산구치소에 수감됐다. 그러나 구씨는 수감된 다음날인 18일 오후 체온저하와 호흡곤란 등의 증세로 울산 동강병원에 옮겨져 19일 오전 3시경에 사망했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자기 발로 걸어서 나간 사람이 단 이틀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며 “온 몸에 멍이 있고 피하출혈이 만연한데 구타로 인해 사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사연을 전해들은 인권실천시민연대(사무국장 오창익, 아래 인권연대)는 21일 현지를 방문해 경찰과 교도소 등에서 조사활동을 벌였다.

경찰 증언에 의하면 “구씨는 연행 당시 술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특이한 이상징후는 보이지 않았고, 의사소통에도 아무 지장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구치소 측은 “구씨가 구치소에 도착할 때까지 만취상태였으며 행동장애가 있고, ‘술이 없으면 못산다’고 말하는 등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구치소 측 증언과 경찰 측 증언이 상반된 것이다.

울산구치소에서 같은 방에 있던 재소자들은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에게 “구씨는 들어올 때부터 구토를 자주 했고 대소변을 스스로 처리할 수 없어 동료들이 최소한 4~5차례 이상 옷을 갈아 입혔다”고 말했다. 재소자들은 또 “옷을 갈아 입힐 때 보니 구씨 몸 군데군데에 멍이 들고, 크고 작은 흉터도 여러 곳 있었다”고 증언했다.

덧붙여 오 사무국장은 “구씨를 부검한 부산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의는 ‘정확한 부검소견은 최종 결과가 나와야겠지만 일단 구타로 의심할만한 외상이 나타나고 있고, 상․하지에 상당한 피하출혈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권연대는 “구씨가 구타 또는 구치소 측의 치료 방치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오는 26일 유가족과 함께 이번 사건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계획이다.